양찬모 충북 음성소방서장

 

지속되는 코로나19의 여파와 함께 최장기간 폭염으로 유난히 힘들었던 여름도 지나고 어느덧 가을의 문턱인 9월에 접어들었다.

풍요로운 가을과 함께 우리 민족의 고유 명절인 추석이 성큼 다가오고 있다.

올 추석도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한 고향과 친지 방문을 자제해달라는 정부 시책에 따라 고향 방문보다는 가족의 안전을 위해 주택용 소방시설을 선물해 보는 것은 어떨까.

2020년 화재통계연감 자료를 보면 주거시설 화재는 전체 화재(3만8천659건) 중 1만664건(27.6%)으로 가장 많이 발생했다. 또 최근 10년간 화재로 인한 사망자 중 무려 60.6%가 주거시설에서 발생해 압도적으로 높은 비율을 차지해 화재 예방의 중요성을 일깨워준다.

최근 코로나19 확산방지로 인해 집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더 늘어나면서 어느 때보다 가정에서의 안전이 중요해지는 만큼 ‘주택용 소방시설’의 필요성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주택용 소방시설이란 화재가 났을 때 연기를 감지해 경보음을 울리는 단독경보형 감지기와 소화기를 말하며, 2011년 소방법령을 개정해 아파트가 아닌 일반주택에도 의무적으로 설치하도록 하고 있다.

화재로 인한 사망자는 주로 심야시간대에 집중된다. 수면에 빠져 조기에 화재를 인지하지 못하고 사망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많다. 단독경보형 감지기만 설치돼 있어도 피해를 최소화해 귀중한 생명을 지킬 수 있었기에 많은 아쉬움이 남는다.

주택용 소방시설은 인터넷쇼핑몰, 대형마트, 소방기구 판매점 등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으며, 설치는 개당 1만원 안팎으로 많은 비용이 들지 않으면서도 효과는 대단히 크다.

화재진화에 가장 중요한 시간인 이른바 ‘골든타임’ 내에 적절한 조치를 취한다면 소화기 한 대가 소방차보다 더 큰 역할을 할 수 있다.

실제 지난 4월 음성군 감곡면에서는 화재경보기가 연기를 인지해 작동하면서 거주자가 소화기로 초기 진화해 큰 피해를 막아 화재경보기의 중요성을 인지시켰다. 

5월에는 소이면 주택화재에서 소화기를 사용해 화재를 완전 진압해 자칫 인명 피해로 번질 수도 있는 화재를 막는 등 주택용 소방시설의 효과는 꾸준히 입증되고 있다.

요즘 시대에 마스크는 반드시 착용해야 하는 필수품이다.

필자는 이에 못지않게 주택용 소방시설 또한 중요하고 생각한다. 마스크를 착용하며 집 밖을 나설 때 한 번씩 생각해보자.

‘쓰셨나요? 아! 맞다. 마스크’

‘다셨나요? 아! 맞다. 화재경보기’

다가오는 추석 연휴에 올해 만큼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고향 방문을 자제하고, 마음을 담은 ‘주택용 소방시설’을 선물하고 집 안 소방시설이나 전기·화기 취급시설 등 안전을 점검하는 슬기로운 연휴를 보내보는 것은 어떨까.

이러한 일들이 선행된다면 화재로 인해 가족과 이웃의 소중한 생명을 더 쉽게 구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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