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대 경영학과

[충청매일] “화무십일홍”이라고 하는데 더운 여름날 100일 동안이나 꽃이 피는 나무가 있다. 100일 동안이나 꽃이 피어있는 나무라 하여 목 백일홍이라고도 한다, 바로 그 나무가 배롱나무다. 배롱나무는 조선 시대 사대부가들의 고택이나 조상 묘, 사찰 등에 즐겨 심던 나무이다. 

배롱나무는 매끈하고 껍질을 다 벗어 솔직하고 투명하여 숨김이 없다. 곧은 성품을 나타내는 선비의 기상 같아 선비들이 좋아했다.

배롱나무꽃은 벼가 자라기 시작할 때부터 피기 시작하는데, 꽃이 피고 지고 또 피면서 100일을 지나가면 벼가 여물고 오곡백과가 익어 간다고 하여 부를 상징하였다. 선비의 기개와 부귀를 상징하는 배롱나무는 그래서 사대부가의 필수 조경수가 되었다. 

신사임당의 집이자 율곡 선생의 탄생지인 강릉의 오죽헌에도 배롱나무가 있어 여름내 아름다운 꽃을 피우고 있다.

가장 오래된 배롱나무는 부산 화지공원에 있는 동래정씨 시조 묘가 있는 곳에 있는 수령 800여 년의 배롱나무다. 천연기념물 168호로 지정되어 있다. 조상을 기리고 자손들의 부귀영화를 염원하여 800여 년 전에 심었다.

아산의 이순신 장군 묘 입구에도 배롱나무가 있고, 국립 서울현충원에도 배롱나무꽃이 만발하였다. 묘지에 배롱나무를 심는 것은 100일 동안이나 꽃이 피어 있어 망자를 위로한다는 전설이 있다.

배롱나무는 사찰에도 심어지기 시작하여 수령 300~400여 년이 되는 배롱나무를 전국의 사찰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수령이 오래된 배롱나무는 매끈한 줄기가 이리저리 굽어지면서 나무  자체로도 우람한 분위기를 연출하며 꽃의 색깔도 다양하다, 붉은 꽃도 있고, 하얀 꽃도 있고, 연한 꽃도 있고, 짙은 꽃도 있다.

배롱나무는 추운 겨울을 지내기가 어려웠다. 대부분의 오래된 배롱나무는 남부지방에 많았다. 그러나 최근에는 온난화가 되면서 전국적으로 배롱나무가 심어졌다. 공원, 학교, 아파트, 가로수 등 어디서든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배롱나무가 집단을 이루면 오래되지 않아도 멋진 풍광을 이룬다. 더운 여름날 작열하는 태양 아래서 꽃을 피우며, 비바람, 거친 태풍이 지나가도 견뎌내는 배롱나무, 100일에 걸쳐 꽃을 피우면 오곡백과가 익어가는 배롱나무는 누구나 좋아하는 조경수가 되었다.

정치의 계절이 다가왔다. 새로운 지도자를 뽑는 일이 200여 일 남았다. 여야의 후보자를 뽑는데 100여 일, 그리고 다시 100여 일 동안 2차 대전이 치러질 것이다. 200여 일 동안 두 차례의 검증 기간을 통해 지도자가 가려진다. 작열하는 태양(지지자)도 있을 것이고 거센 바람과 태풍도 있을 것이다. 100여 일이면 오곡백과가 익어 가는데, 200여 일이나 남았으니 충분한 검증 기간이 될 것이다. 나라의 미래를 열어갈 훌륭한 지도자가 선출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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