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준
청주 나비솔한방병원 원장

[충청매일] 지난 시간에는 ‘거짓 식욕’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본격적으로 다이어트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하였습니다. 그렇다면 우리의 의지와 상관없이 나타나는 이런 ‘거짓 식욕’은 주로 어떤 상황에서 나타나게 될까요? 이런저런 조건들이 많겠지만 가장 대표적인 경우는 바로 만병의 근원이라고 알려진 ‘스트레스’입니다.

질병이나 건강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 너무 이곳저곳에서 스트레스가 원인이라고 이야기를 해서‘동네북’이 된 것 같은 느낌도 있으실 겁니다. 마치 잘 모르겠으면 스트레스라고 이야기를 해버리는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스트레스에 대해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에 우선 짚고 넘어가야할게 있습니다. 스트레스는 여기저기서 욕을 먹어야 할 만큼 무조건 나쁘기만 할까요? 무조건 나쁘기만 하다면 왜 인간은 스트레스를 받도록 진화가 되었을까요? 이런 의문에 답하자면 스트레스의 긍정적인 면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스트레스는 ‘생존’이라는 측면에서 반드시 필요한 기능중에 하나입니다. 스트레스는 끊임없이 생존을 위협하는 외부환경의 자극에 대해 긴장상태와 방어상태를 유지함으로써 생존을 이어가도록 하는 기능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사회적 동물인 ‘사람’에게는 역사 이래로 항상 필요이상의 스트레스가 주어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특히 현대에 들어서는 외부자극의 강도와 횟수가 증가한것 뿐만 아니라 자기내부의 불만족, 불안, 초조, 걱정 등도 덧붙여지면서 스트레스의 강도는 나날이 증가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과도한 스트레스는 개인마다 반응하는 민감도가 다르고, 이에 따른 대응방식도 다릅니다. 누군가는 적극적으로 스트레스 상황에 뛰어들어 해결하려고 하고, 누군가는 해결보다는 화를 내거나 상황을 공격적으로 해결하려는 성향을 보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런 다양한 대응방식 속에서도 공통된 특징이 있는데 그것이 바로 식욕을 증가시켜 외부자극에 대한 즉각적인 반응을 하기 위한 에너지를 보충하고 저장하도록 하는 특징입니다. 머나먼 선사시대부터 보릿고개가 존재했던 1970년대까지도 인간은 항상 에너지를 보충할 수 있는 음식이 부족했었습니다. 언제 음식을 다시 구할 수 있을지, 언제 다시 에너지를 보충할 수 있을지 전혀 예측할 수도 없었던 상황인 것이죠. 그러다보니 아무리 에너지를 확보하기 위해 식욕을 증가시켜도, 주변에 구할 수 있는 음식이 없어 에너지를 보충하지 못하게 되는 경우가 훨씬 많았던 것입니다.

그러나!! 이런 상황은 1990년대에 들어서면서 바뀌게 됩니다. 예전같으면 하루 종일 일을 하거나 돌아다녀야 간신히 한두끼의 식사량을 구할 수 있었다면, 전 지구적인 산업의 발전과 소득의 증가는 우리 인간이 너무나 쉽게 음식을 구할 수 있도록 만들었습니다. 정말 배가 고프지 않더라도 아주 작은 외부적 자극에도 쉽게 ‘거짓 식욕’을 느껴 음식을 섭취하게 함으로써 에너지를 확보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당연히 이렇게 섭취한 에너지는 외부자극을 극복하는데 사용할 일이 거의 없다보니 우리 몸에 ‘지방’이라는 형태로 저장을 하게 되고. 이렇게 축적된 지방은 결국 ‘과체중, 비만’이라는 결과를 가져오게 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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