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경 청주오창호수도서관 사서

빈센트 반 고흐의 그림을 볼수록 궁금한 점이 있었다. 왜 푸른색을 썼는지. 오직 푸른색만을 사용한 단색화를 그리다 못해 군청색을 자신만의 특허로 만들어버린 이브 클랭을 제외하고 말이다.

하늘과 강 위에 노란 별이 가득한 <론강의 별이 빛나는 밤>. 회오리치는 생레미의 밤하늘을 그린 <별이 빛나는 밤>. 반고흐는 작품을 통해 한낮의 바다 빛보다 더 깊고 푸른 프로방스의 밤하늘을 우리 앞에 보여주었다. 짙은 파란색, 군청색으로 말이다.

“나는 지금 아를의 강변에 앉아 있어, 별들은 알 수 없는 매혹으로 빛나고 있지만, 저 맑음 속에 얼마나 많은 고통을 숨기고 있는 건지, 두 남녀가 술에 취한 듯 비틀거리고 있구나. 이 강변에 앉을 때마다 목 밑까지 출렁이는 별빛의 흐름을 느껴, 나를 꿈꾸게 만든 것은 저 별빛이었을까?…캔버스에서 별빛 터지는 소리가 들린다. 테오, 나의 영혼이 물감처럼 하늘로 번져 나갈 수 있을까?”

이 책은 크게 5가지 주제로 나누어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초에 활동했던 20명 화가들의 작품을 소개한다. 그와 관련된 심리학 박사인 저자의 생각과 심리학 개념도 설명한다.

1장에서는 아웃사이더 아트라고도 불리는 나이브 아트와 긍정심리학, 2장에서는 아방가르드 화가들의 인생과 아들러 심리학, 3장에서는 추상의 세계와 게슈탈트 심리학, 4장에서는 화가 내면의 상처와 표현주의, 5장에서는 전문성과 여성성 사이에서 정체성을 정립하고자 노력했던 여성 화가들의 삶을 돌아본다.

이렇게 화가들의 인생을 따라가다 보면 발레리나가 있는 풍경을 그렸던 에드가 드가가 왜 사람의 얼

굴을 자세히 그리지 않았는지, 화려한 색채를 많이 사용했던 구스타프 클림트가 말년에 전원의 풍경을 그린 이유는 무엇인지, 에드바르트 뭉크의 작품에서 느끼는 절규가 실제 그의 삶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 에곤 실레 그림에는 왜 누드가 많은지 등 그림이 더 잘 보이게 된다.

화가들의 과거 삶이 담긴 미술 작품을 통해 우리에게 치유의 시간을 선물한다. 어느새 화가의 내면의 상처가 코로나19로 지쳐버린 우리의 삶까지 다독거려 준다. 심리학 렌즈를 통해 화가들의 인생과 작품을 좀 더 쉽게 이해하고 싶은 자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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