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는 9일 본회의를 열고 이한동 총리와 임동원 통일장관 등을 출석시킨 가운데 정치분야 대정부질문을 벌이는것을 시작으로 나흘간의 대정부질문에 돌입했다.

이번 대정부질문은 여야 합의로 경제분야 질문을 종전 이틀에서 하루로 줄여 모든 질문을 나흘만에 마치기로 했으며 질문자도 하루 11명에서 9명으로 줄이는 등 전보다 대폭 간소화했다.

그러나 정치분야 질문에서는 개헌론, 3.26 개각, 3당 정책연합 등 여야간 첨예한 쟁점사안이 널려있기 때문인지 첫날부터 시종 긴장된 분위기 속에서 본회의가 진행됐다.

이런 가운데서도 여야 의원들은 국민의 정치불신에 대한 자성론을 제기하거나국회에 대한 행정부의 비판에 역공을 가하는 등 다양한 제안과 논리를 펼쳤다.

민주당 이훈평 의원은 “국민의 정치불신을 증폭시키는 중요 요인은 국회의원의 면책특권과 불체포특권의 악용”이라며 “면책특권을 이용한 허위사실 유포를 막기 위해서는 헌법의 면책특권을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이원창 의원은 이한동 총리가 지난달 13일 민주.자민 양당 국정협의회에서 “국회 때문에 일을 못하겠다”고 말한 것을 `의회주의 모독’이라며 “이는 국민을 보고 일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대통령만 보고 일하겠다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또 “얼마전 대통령에게 직언을 한 정동영 최고위원은 최근당내외에서 왕따를 당하고 있다”며 “정치내각에 측근정치까지 가미되면 돌이킬 수없는 독재체제가 된다”고 주장하고 광주.전남간 도청이전 논란에 대해서도 여권의신경을 한껏 자극했다.

민주당 안동선의원은 이 총리에 대해 “현재의 어려운 시국에 국민적총화를 이뤄내기 위해 국정운영의 경륜을 갖춘 전직 대통령의 5자회담을 추진하라”고 제안하고 같은 당 정장선 의원은 “한국정치가 퇴출위기를 맞고 있다”며정쟁중단 선언을 촉구했다.

한편 안동선 의원은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을 향해, 한나라당 김영춘 의원은 김대중 대통령을 향해 직접 고언을 하기도 했다.

안 의원은 “본 의원은 과거 수많은 야당총재를 모셨는데 그분들은 정부의 실정과 부패를 신랄하게 비판하면서도 나라의 앞날을 바로 이끌어내는 일에는 여야를 가리지 않았다”며 “그러나 과거 야당총재와 달리 이회창 총재는 외국언론에서 자국의대통령을 비난하고, 민족의 흥망성쇠가 달린 통일문제까지도 정쟁으로 이용하는 것이 아닌가 의구심이 강하게 든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김영춘 의원은 “버림으로써 크게 얻는 대도의 정치를 하라”며 “정권재창출 집착을 버리고 여당의 당적을 버림으로써 대결의 정치를 포기하고 야당과 국민에게 마음을 열고 진정으로 호소하면 역사는 당신을 영원히 영웅으로 기록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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