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끊겼던 남북간 전화가 다시 개통되면서 그동안 냉각됐던 남북관계가 회복되고 있는 분위기다.

그런 가운데 최근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지난 1일 담화문을 내놓았다. 주요 내용은 남한 정부가 정기적으로 실시하는 한미연합훈련 중단을 촉구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 우리 국정원 측은 훈련을 중단할 경우 남북관계에서 상응한 조치를 할 의향을 표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정원은 북한이 향후 한미간 협의 및 우리 대응을 예의주시하며 다음 행보를 결정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한민연합훈련은 남과 북의 대화 채널에서 항상 걸림돌이 돼 왔다. 과거 6·15 정상 회담 접촉때부터 20여년간 미국은 북한 인권 문제를, 북한은 한미연합훈련 중단을 꾸준하게 요구해 왔다. 이제 이 문제를 정리할 시점이라고 본다.

북한의 인권문제는 미국이 협상 카드를 꺼낼 때마다 앞자리에 내놓는 안이어서 일단 논외로 두고, 우리나라에 요구하는 한미연합훈련은 이제 유연하게 대처할 필요가 있다.

한미연합훈련은 북한의 침략에 대비해 대한민국과 미국이 합동으로 하는 군사훈련이다. 이 군사 훈련은 북의 침략을 근거로 하는 것이므로 북한 입장에서는 뼈아픈 일이다.

북한의 김정은과 문재인 대통령은 이미 평화를 약속한 상태다. 그렇다면 한미연합훈련도 전략적으로 중단해 북한을 더 이상 자극할 필요가 없다.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나오게 하는데 가장 큰 걸림돌이 되고 있는 한미연합훈련을 굳이 지속적으로 고집할 필요가 없는 상황이다.

냉각기를 지나 다시 북한과 관계를 개선할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왔다. 북한을 자극해 평화분위기를 저해할 이유가 없다. 한미연합훈련으로 소용되는 비용만도 천문학적인 숫자다. 어느나라에 이익이 되는지 알 수 없지만 소모적인 훈련을 중단해 한미는 물론이고 북한까지 윈윈할수 있는 방안을 세워야 한다.

다시 어렵게 찾아온 대화 모멘텀을 이어가고 북한 비핵화의 큰 그림을 위해서는 한미연합훈련을 중단하고 유연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

미국의 속내가 궁금하지만 미국을 설득하는 것도 우리 정부의 몫이다. 우리 정부가 향후 북미 관계 재개를 위해 역할을 해줄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북한은 대북제재 장기화로 인해 식량과 생필품 수급난을 겪고 있다.

미국의 대북제재 조정 또는 유예와 관련, 북한은 광물수출 허용, 정제유 수입 허용, 생필품 수입 허용 등을 염두에 두고 있다.

북한의 시장 상황은 종합시장 개장율이 29%로 지난해의 절반 수준이며, 무허가 길거리 시장은 방역 통제로 실질적으로 폐쇄된 상황이다. 그만큼 북한 주민들의 상황이 절박하다.

국정원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 3년 동안 핵실험을 하지 않고 ICBM(대륙 간 탄도미사일)도 발사하지 않았다. 하지만 미국은 아무 조치를 하지 않아 불만이 쌓여있는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가 나서서 북한의 불신과 의구심을 해소해 줘야 대화가 다시 열릴 수 있다.

한미연합훈련 연기 혹은 중단을 통해 대북관계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 지금이 한미 공조를 통해 대북 관여를 본격화할 수 있는 적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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