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매일] 지난해 2월부터 시작된 코로나19가 완화-확산-재확산을 반복하면서 세계 경제활동을 위축시키고, 우리의 일상에도 큰 변화를 주고 있다. 최근 전염성이 강한 인도 ‘델타 변이’의 확산 조짐에 따라 국민 모두가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예방 규칙 준수에 더욱 신경을 써야 될 것 같다.

한편, 올해 최대 이슈는 전세계 차량용 반도체 공급부족 현상으로 자동차 생산을 중단 또는 감산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 일이다. 이는 세계 자동차사가 코로나19 영향으로 자동차 수요가 급감할 것으로 예상돼 부품 발주를 하향 조정했으나, 자동차 수요가 예상보다 빠르게 회복되면서 부품 재고가 빠르게 소진되고 생산차질이 발생하게 됐다.

또 자동차뿐만 아니라 모바일, 가전 등 다양한 분야의 전세계적인 반도체 수요 증가로 생산능력이 포화 상태가 됐으며, 특히 높은 신뢰도·안전성이 요구되는 차량용 반도체는 생산 가능한 파운드리가 소수에 불과해 단기적인 초과수요 대응 한계로 최소 내년까지는 수급차질이 지속될 전망이다.

차량용 반도체 수급 불균형은 크게 반도체 ‘생태계 미흡’과 ‘높은 진입장벽(낮은 수익성, 높은 품질요구)’으로 볼 수 있다. 최근 차량용 반도체는 98%를 해외에 의존하고 있으며, 자동차 분야 팹리스(반도체 설계 기업)는 극소수로 대부분 중소기업으로서 구동 등 핵심분야 개발 기업이 부족한 상황이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는 현재 수급이 불안정한 차량용 반도체(MCU, 전장시스템 제어 칩) 생산공정 자체를 보유하지 않은 상황으로 단기간에 근본적인 해결은 어려움이 많다.

이러한 차량용 반도체는 공정투자에 대규모 예산이 소요되나, 수익성은 모바일, 가전 등 타 산업 분야에 비해 현저히 낮으며, 아울러 사람이 탑승하는 자동차의 특성상 높은 수준의 신뢰성, 안전성이 요구되어 중장기적으로 차량용 반도체 분야에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지원방안 수립과 추진이 필요하다.

이에 정부는 단기조치 방안으로 통관·물류 등 긴급지원, 기업인 출·입국시 자가격리 면제 신속심사 등 차량용 반도체의 차질없는 조달을 위해 다각적 지원 방안을 추진하고 있지만 근본적인 해결방안은 국내 차량용 반도체 산업역량 강화를 위해 중장기 대책이 절실한 실정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첫 번째, 핵심 반도체 기술개발을 통해 차량용 반도체·부품 자립화 지원과 전기차, 자율차 등 미래차의 전력 소비 확대에 대응하여 수요증가가 예상되는 신소재 기반 차세대 전력 반도체 기술역량 강화가 필요하다.

또한 팹리스, 파운드리의 차량용 반도체 진입장벽을 완화하여 완성차 적용을 위해 기능안전 평가-신뢰성 인증 인프라를 조기에 구축 지원해야 한다.

두 번째, 미래차 핵심 반도체 생산 역량 확보를 위해 국내·외 차량용 반도체 파운드리를 팹리스가 부담없이 활용할 수 있도록 시제품 제작 비용을 지원해야 한다. 특히 향후 증가하는 자동차, 가전 등의 차세대 반도체 수요에 적기 대응하기 위해 정부는 국내 파운드리 시설투자 확충을 위해 예산, 금융, 규제 등 과감한 지원을 강화해 나가야 한다.

이처럼 차량용반도체 수급 불균형을 단기간에 해결하는 것은 많은 어려움이 있겠지만, 2019년 일본의 수출규제로 우리나라의 소재·부품·장비 기업을 더 강하게 만들었듯이 이번 계기로 정부의 과감한 정책적 지원을 통해 자동차-반도체산업의 위기를 새로운 기회로 삼아 미래를 이끌어가는 ‘퀀텀점프’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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