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권력기관으로서 책임감 느껴야” 지적

[충청매일 최재훈 기자] 충북경찰이 코로나19 대유행으로 타인 간 접촉을 최소화하는 분위기에서 음주운전 등 일탈이 잇따르면서 기강해이에 대한 지적이 나온다.

도민의 안전을 책임져야하는 경찰이 음주운전을 하다 사고를 내 시민의 안전을 위협하고 시민과 주먹다짐을 하는 등 얼빠진 행태가 도를 넘고 있다.

정용근 신임 충북경찰청장은 취임식에서 “도민의 안전을 책임지고 존경받는 믿음직한 경찰이 되겠다”고 밝혔지만 취임 열흘도 채 지나지 않아 헛구호가 되고 말았다.

22일 경찰에 따르면 옥천경찰서 소속 A경위가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혐의로 입건됐다.

A경위는 21일 오후 5시50분께 옥천군 옥천읍의 도로에서 혈중알코올농도 면허 취소 수준(0.161%) 상태로 운전한 혐의를 받는다. 접촉사고 후 행인의 음주운전 의심 신고로 덜미가 잡힌 것으로 알려졌다.

충북경찰은 수차례 경찰관 음주운전을 뿌리 뽑겠다고 공언했지만 지켜지지 않고 있다.

충북청 소속 경찰관 음주운전은 올해 벌써 2건이나 발생했다.

앞서 지난 2월 충주경찰서 교통사고조사계 소속 경위가 음주운전을 하다 적발돼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송치됐다.

지난해 9월 청주지역 경찰서 소속 경위는 만취 운전을 하다가 적발됐고, 2019년엔 보은지역 파출소 소속 경위가 보은읍  도로에서 술에 취해 전복사고를 내기도 했다. 같은해 충북청 고속도로순찰대 소속 경위도 면허 정지 수치인 혈중알코올농도 0.069% 상태에서 자신의 승용차를 운전하다가 신호 대기 중 잠들어 입건됐다.

충북에선 음주운전뿐 아니라 일선 경찰관이 술에 취해 시민과 주먹다짐을 하는 사건도 발생했다.

지난 5월 청주지역 모 지구대 소속 경찰관은 술에 취해 60대 시민과 주먹다짐을 한 혐의(폭행치상)로 입건됐다. 당시 경찰에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진술한 해당 경찰관은 인근 폐쇄회로(CC)TV를 통해 쌍방 폭행 정황이 드러났다. 이들은 이날 상당구 용정동의 편의점 앞 테이블에 합석해 술을 마시다 서로를 폭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 충북 경찰은 수사권 조정과 자치경찰제 시행으로 권한은 커졌지만, 그에 걸맞은 책임은 스스로 저버리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경찰 조직 내 음주운전 등 크고 작은 비위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라며 권력기관으로서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고 지적한다.

한남대학교 박미랑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구성원 개인의 일탈로도 볼 수 있는 문제지만, 수사권 조정으로 많은 권한을 갖게 된 경찰은 권력기관으로서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며 “남을 처벌하는 입장에 있는 경찰은 어떤 조직보다 청렴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수사권에 대한 정당성도 확보되지 않을 것”이라고 짚었다. 또 “범죄를 저지른 구성원이 엄하게 처벌 받지 않는다면 이는 기강 해이로 연결된다”며 “이미 충분히 조직 내에서 엄중하게 징계를 내리고 있겠지만, 사소한 비위도 허락하지 않는다는 문화가 제대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신속하고 더 엄격한 처벌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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