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서 ‘DNA: 한국미술 어제와 오늘’
문화재 35점·근현대미술 130여점·자료 80여점 전시

[충청매일 김정애 기자] 국립현대미술관(MMCA, 관장 윤범모)은 한국 문화재와 근현대 미술을 한 자리에 모아 한국의 미를 새롭게 조명하는 ‘DNA: 한국미술 어제와 오늘’전을 오는 10월 10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에서 개최한다.

‘DNA: 한국미술 어제와 오늘’은 ‘한국의 미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서 시작해 박물관의 문화재와 미술관의 미술작품을 서로 마주하고 대응시킴으로써, 시공을 초월한 한국 미의 DNA를 찾고자 했다. 특히 근대의 미학자인 고유섭, 최순우, 김용준 등의 한국미론을 통해 한국의 대표 문화재 10점을 선정하고, 전통이 한국 근현대 미술에 미친 영향과 의미는 무엇인지 바라본다.

전시는 동아시아 미학의 핵심이자 근현대 미술가들의 전통 인식에 이정표 역할을 해온 네 가지 키워드, ‘성(聖, Sacred and Ideal)’, ‘아(雅, Elegant and Simple)’, ‘속(俗, Decorative and Worldly)’, ‘화(和, Dynamic and Hybrid)’를 중심으로 펼쳐진다.

1부 ‘성(聖, Sacred and Ideal)’에서는 삼국 시대부터 고려 시대까지의 이상주의적 미감이 근대 이후 우리 미술에 어떠한 영향을 주고, 어떤 형태로 발현되었는지를 살펴본다. 2부 ‘아(雅, Elegant and Simple)’에서는 해방 이후 화가들이 서구 모더니즘에 대한 반향으로 한국적 모더니즘을 추구하고 국제 미술계와 교류하며 한국미술의 정체성 찾기에 고군분투했던 모습을 볼 수 있다. 문인화와 백자가 만들어 낸 전통론은 실제 1970~1980년대 한국의 단색조 추상 열풍과 백색담론으로 이어졌다는 측면에서도 주목을 요한다.

3부 ‘속(俗, Decorative and Worldly)’에서는 서양미술과 조선 및 근현대 주류 미술에 대한 반작용으로 표현주의적이고 강렬한 미감이 추구되던 장식미(裝飾美)를 살펴본다. 이번 전시에서는 대표적으로 김홍도의 풍속화와 신윤복의 미인도가 어떻게 한국미술을 대표하는 전통으로 자리매김하였는지, 근대 이후 화가들에게 어떤 의미로 내재화되어 그들의 작품에 영향을 주었는지를 추적한다.

마지막 4부 ‘화(和, Dynamic and Hybrid)’에서는 포스트모더니즘을 추구하며 다양한 가치와 미감이 공존하고 역동적으로 변모하던 1990년대 이후 한국미에 대한 인식의 변화를 살펴본다. ‘화(和)’란 대립적인 두 극단의 우호적인 융합을 의미한다. 한국미술의 어제와 오늘이 수천 년의 시공간을 초월하여 한국미를 대표하는 ‘성聖·아雅·속俗·화和’의 미감 속에 조화롭게 살아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중섭, ‘봄의 아동’(왼쪽)과 청자상감 포도동자문 주전자
이중섭, ‘봄의 아동’(왼쪽)과 청자상감 포도동자문 주전자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장은 “국보와 보물이 현대미술작품과 함께 전시되는 보기 드문 전시”며 “관람객들이 전시장에 펼쳐놓은 다채로운 미감의 한국미술을 감상하며 역동적으로 살아 숨 쉬는 한국미술의 어제와 오늘을 온전히 느낄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문의 ☏02-2022-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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