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준
청주 나비솔한방병원 원장

[충청매일] 어느덧 한여름의 폭염이 성큼 우리 곁으로 다가왔습니다. 작년 여름의 폭염과 잦은 폭우, 국지성 호우 등을 생각해보면 올해 여름은 별탈없이 무사히 지나갔으면 하는 걱정이 앞섭니다. 어쨌든 이런저런 걱정은 뒤로하고 저는 항상 여름이 되면 생각나는 음식이 한가지 있습니다. 지금은 돌아가신 외할머니께서 타주시던 시원한 미숫가루인데요. 꿀과 함께 달달하게 타주시던 미숫가루 한사발이면 뜨거운 태양 아래에서 하루종일 뛰어 놀았어도 금방 힘이 나고, 배도 든든하고, 갈증도 사라졌던 기억이 있습니다. 아직도 그 맛이 기억나서 가끔 타먹어 보지만 할머니께서 타주시던 그 맛을 따라가지는 못하네요.

미숫가루는 여러 가지 곡물을 곱게 갈아서 우유나 물에 타먹는 음식이라는 것은 모든 분이 잘 아실 것입니다. 오늘은 이 미숫가루에 많이 들어가는 율무(한의학명 의이인)에 대해서 알아보고자 합니다. 갑자기 왜? 의이인(율무)에 대해 이야기하는지 좀 의아하실 겁니다.

매년 4월 정도가 되면 완연한 봄바람에 두꺼운 겨울옷을 집어넣고 얇은 봄옷을 꺼내입게 됩니다. 그러다 갑자기 5월 말이나 6월 초가 되면 훅! 찾아온 더위에 너도나도 부리나케 여름옷을 꺼내입게 됩니다. 동시에 겨우내 불어난 자신의 몸을 확인하고는 걱정스러운 마음에 서둘러 다이어트를 시작하게 됩니다. 이런 과정은 거의 매년 변함없이 반복이 됩니다. 역시나 올해도 변함없이 나무와 하늘의 변화에서도 계절이 바뀌었음을 실감하지만, 하루종일 진료실 안에만 있는 저로서는 다이어트를 문의하는 환자가 증가하는 것에서 “아~ 여름이 왔구나~”를 느끼게 됩니다.

그래서 뜬금없지만 다이어트에 많이 사용하는 의이인(율무)에 대한 설명을 드려보게 되었습니다.

앞에서 저의 어릴적 기억을 이야기할때 미숫가루를 섭취하면 배가 든든했다는 기억을 언급하였습니다. 의이인(율무)는 그 자체로도 섭취를 하였을 때 식이섬유가 풍부한 특성이 있어 포만감을 빠르게 느끼도록 해주는 특징이 있습니다. 특히, 의이인(율무)에 함유된 텍스트린이라는 물질은 주변물질을 흡착하는 성질이 강해서 복용하였을 경우 포만감뿐만 아니라 장내 노폐물을 제거함으로써 장건강에도 도움이 됩니다.

또한 의이인(율무)는 부종을 개선하는 효과도 있어, 이전에 설명드린바 있는 복령, 창출 등의 약재와 함께 사용하게 되면 부종 개선에 좋은 효과를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다 보니 의이인(율무)는 마른 체형의 사람에게보다는 흔히 말하는 ‘물살’의 비습(肥濕)한 체형의 사람에게 보다 효과적인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특성이 있다보니 자연스럽게 다이어트 한약을 복용하시는 분들에게 의이인(율무)를 자주 사용을 하게 됩니다. 장기간 복용을 하여도 크게 부담스럽지 않기 때문에 사용하기 아주 편리한 약재중에 하나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다만 몸이 찬사람, 특히 복부가 차가운 사람에게는 몸을 더 차게 할 수가 있으므로, 다른 약재와 함께 사용하거나 장기복용을 주의해야하며, 임산부에게는 자궁수축의 기능이 있어 주의를 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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