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영
건양대학교
군사경찰대학 교수

[충청매일] 코로나19로 인해 늘 지치고 불안한 시기를 보내고 있을 때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정말 뿌듯한 낭보가 들려왔다.

지난 2일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가 한국을 개발도상국에서 공식적으로 선진국 그룹으로 변경했다는 소식이다. 이를 결정하는 자리에 참석한 회원국 중 한 국가도 반대하지 않았다니 명실공히 전 세계가 대한민국을 선진국으로 인정했다는 말이 된다.

사실 오래 전부터 대한민국은 여러 경제적 수치나 국제사회에 끼치는 영향력을 보고 선진국이 되었다는 말들은 심심치 않게 회자 되어 온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그런 말을 들을 때에도 어딘지 모르게 자신감이 들지 않았었다. 이런 측면에서 금 번 국제사회가 공식적으로 인정한 것은 대한민국 국민이면 모두가 기뻐할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필자는 6·25전쟁을 직접 겪어보지 못했다. 하지만 1958년생이니 6·25전쟁이 휴전 상태로 들어간 직후에 태어났으니 자라면서 할아버지와 아버지로부터 6·25전쟁의 참상에 대하여 많은 얘기를 들었다.

1955년 영국의 더 타임스 기자가 당시 한국의 모습을 보고는 ‘쓰레기통에서 장미꽃은 피지 못할 것’이라고 표현한 것처럼 모든 것이 폐허로 변하고 살아남은 사람들은 하루 한 끼 식사라도 먹으며 생명을 연명해 가는 것이 최고의 관심사였다는 말이 실감이 난다.

오랜 세월이 지났지만 초등학교 다닐 때 수업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면 집에는 아무도 없고 부엌에 들어가보아도 먹을 것이 없을 때는 책보자기를 마루에 집어 던지고 곧바로 곡괭이를 가지고 인근 야산으로 가서 칡을 캐고 열매를 따 먹었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우리 집만 그런 것이 아니고 시골에 사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참으로 어렵게 살았다.

그런 일들이 마치 어저께 일만 같은데 지금의 대한민국은 세계가 부러워하는 강국이 되었다. 이제는 사람들이 먹을 것을 위해 걱정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살을 뺄까 걱정들 하고 있다. 아마도 어려웠던 시절을 보내지 않은 세대들은 지금의 대한민국이 얼마나 대단하고 잘 사는 나라인지 실감이 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어려운 시기를 보낸 사람들에게는 지금의 대한민국이 얼마나 감사하고 자랑스러운 나라인지 실감하기에 충분하다.

이제 우리 대한민국은 어엿한 선진국이다. 그러나 마냥 기뻐만 할 일이 아니다. 선진국이 된 만큼 국제사회에의 일원으로서 마땅히 해야 할 역할도 커지기 때문이다.

국제사회로부터 진정으로 존경을 받으며 세계 속에 좋은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더 큰 대한민국으로 발전해 나가는데 이번 기회를 통해 다시 한번 마음을 함께 다져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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