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형민
충북지방중소벤처기업청
비즈니스지원단 상담위원

 

[충청매일] 노무관리를 하다 보면 노동조합이 있건 없건, 노동자가 많건 적건, 공공기관이건 민간기업이건 사업주를 비롯한 사업경영담당자가 흔히 물어보는 말이 있다. “어떻게 하면 젊은 세대 노동자들이 회사에 충성할 수 있나요. 우리 때는 그러지 않았는데….” 나는 주저 없이 “노무관리가 공정하면 됩니다”라고 말한다.

사실 그렇다. 20년간의 노무사업을 하면서 절실히 느낀 것은 회사 내 모든 불만과 갈등은 불공정에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회사·공공기관에 노무관리 자문을 함에 있어 모든 역량을 공정성에 집중한다.현재 한국사회는 공정성에 대한 열망이 커지고 있다. 특히 젊은 세대들이 노무관리의 공정성에 대해 의사를 표출하는 등 바로잡으려는 노력을 많이 하고 있다. 이로써 젊은 세대들의 열망이 기존 세대와의 마찰로 인해 회사 내 심각한 폐해와 갈등이 발생한다.

최근 노무관리의 핵심은 구세대와 신세대 간의 갈등이라고 할 수 있다. 서울 2호선 전철에 내리면 서울대에 가는 마을버스가 있다. 언제나 학생들이 일렬로 서서 승차를 기다리고 있다. 때로는 그 길이가 엄청나서 모두 승차하지 못하고 다음 버스를 기다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또 승차시간이 너무 지체돼 운전기사가 종종 앞문뿐 아니라 뒷문까지 열어놓는 경우가 있다.

그런데 이럴 때면 누구도 일렬에서 일탈하지 않는다. 이 모습이 요즘 젊은 세대의 공정성에 대한 인식의 단면이다. 좀 더 기다리는 한이 있더라도 나보다 더 늦게 온 사람이 먼저 서비스를 받는 것을 용납하지 못하고, 누군가가 나를 부정적으로 인식하는 것조차도 용납하지 못한다. 내가 입은 손해보다 더 중요한 것이 바로 공정하지 못한 과정과 상황인 것이다. 회사의 공정에서 가장 민감하고도 중요한 부분은 노동자들의 보상 평가이다.

특히 젊은 세대와 기존 세대 간에 의견충돌이 비일비재하다. 그러나 공정한 보상평가의 명제로 진정한 성과주의 실현이라는 것을 어떤 세대도 부인하지는 못할 것이다. 그럼 진정한 성과주의는 무엇일까. 성과란 성과창출 주체의 존재 목적에 부합하는 결과물일 것이다. 단지 회사의 이익창출이라는 목적을 위해 기계적이고 대립적인 인간관계에서 나오는 결과물은 아니라는 거다. 또 최근 전보발령 등 인사처분을 놓고서도 신구 간 공정성 갈등이 발생하고 있다. 기존 세대들이 당연히 회사를 위해 수용해야 했던 부분을 젊은 세대는 수용하지 않는다. 정확히 말하자면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다.

이러한 분쟁이 때로는 법적 다툼으로 이어질 때도 있다. 법적으로 종결되더라도 그 앙금은 남는 탓에 조직에 악영향을 미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기존 세대를 비롯해 젊은 세대 역시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기 위한 노력이 있어야 한다. 즉, 공정성에 대한 성찰이 있어야 한다. 결과의 공정성 뿐 만 아니라 과정의 공정성도 고려되어야 한다. 특히 기존 세대에서 관행적으로 답습만 하던 것을 타파하는 등 진지한 고민이 선행돼야 한다. 이것이 젊은 세대가 조직에 충성할 수 있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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