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통대학교
행정학부 명예교수

[충청매일] 성경도 그러하고 위인들도 남을 함부로 판단하지 말라고 한다. 그 말에는 판단이라는 것이 주관적이고 올바르지 않을 가능성이 많다는 의미를 내포한다. 즉 잘못된 판단을 할 가능성이 많고, 잘못된 판단으로 올바른 것을 보지 못할 수 있기 때문에 성인들이 범인들에게 가르침을 주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매일 판단을 하고 그에 의하여 옳고 그름에 판정을 내린다.

20대 김정은이 정권을 승계했을 때 나이에 의하여 북한을 제대로 통치하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30대 당 대표에 대해서도 같은 판단을 하고 있다. 지금 25세 청와대 1급 청년비서관에 대해서도 나이가 문제가 되고 있다. 시중에 떠도는 대권 후보자들의 X파일은 그 사람의 통치 역량에 대한 것이 아닌 다른 것들이다. 판단에서 능력이나 사고가 아닌 다른 것으로 그의 능력을 판단하는 오류의 가능성에 대하여 이야기하는 경우는 드물다. 이러한 오류를 학자들은 연쇄효과(halo effect)라고 한다.

우리 사회에는 보수와 진보라는 이데올로기에 의하여 자기편에 대하여 관대화의 오류를 범하여 내로남불의 행태를 하고 있다. 우리 문화에 잠재하고 있는 여성에 대한 편견은 여성들이 유리창 천장을 깨뜨리지 못하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는 특정 집단이나 범주에 대한 편견이나 고정관념을 가져오는 상동적 오류의 결과이다.

공격적인 사람은 다른 사람에게서 공격성을 더 잘 발견한다고 한다. 이를 바탕으로 자기와 유사한 사람을 더 높게 평가하게 된다. 이에 의하여 25세의 1급 청와대 비서관이 만들어졌는지 모른다. 이러한 오류를 유사성의 착오라고 한다. 우리는 부분으로 전체를 판단하는 오류를 벗어나지 못한다. 여권이나 야권의 대권 후보자의 개인사나 가정사 또는 하나의 사건 처리만을 가지고 그의 통치 역량을 평가한다면 이는 선택적 지각의 오차를 가져오게 된다.

사람을 평가할 때 개인을 낮게 평가하고 싶으면 그의 개인적 요인을 과대평가하고, 그의 성공을 평가할 때는 상황이 좋아서 그렇게 되었다고 한다. 이는 자신을 평가할 때는 반대가 된다. 이러한 오류를 근본적 귀속의 오류라고 부른다. 또한, 사람들은 자기의 고정관념에 부합되도록 상황을 왜곡하여 자기가 원하는 대로 판단 결과가 나오기를 바란다. 이에는 방어적 본능이 작용해서 오류를 가져오게 된다.

지금 정치권에서는 이 모든 오류가 함께 나타나는 총체적 오류를 만들어 일반 시민들의 판단을 흐리게 하고 있다. 사회가 선진화되고 과학이 발전된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판단의 오류가 완전히 없어지지는 않지만, 사회가 성숙해지면 이러한 판단의 오류가 줄어들게 된다. 그러한 사회에서는 평가는 하나, 단정적으로 그것이 옳다 그르다는 판단을 쉽게 하지 않는다.

너도나도 나오는 대권 후보에 대하여 인사청문회처럼 총체적 오류를 가진 판단을 해서는 안 된다. 총체적 오류에 의한 잘못된 판단은 총체적 난국을 만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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