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중
청주국제에코콤플렉스 관장

[충청매일] 이름부터가 어렵다. 청주국제에코콤플렉스.

1994년부터 2000년까지 청주시 생활쓰레기를 매립했던 공간에 2010년 문암생태공원이 개장했다. 환경문제에서 보았을 때 쓰레기는 오래된 과제이면서도 오늘날까지도 해결은 어려운 과제로 남아있다. 이러한 공간에 환경교육시설을 짓는 것은 의미가 있었다. 녹색시범도시선도사업으로 선정되었고, 2016년 10월 개관했다.

환경을 지키는 활동은 자신이 살고 있는 고장에서 부터 시작된다. ‘청주’란 이름이 붙었다. 그런데 환경문제의 해결을 위한 활동은 혼자해서는 힘을 갖기 어렵다는 점이다. 그래서 같이 해야 한다. 중국도 함께 해야한다. 그런 의미를 ‘국제’에 담았다. ‘에코’란 생태, 환경을 의미한다. 청주국제에코콤플렉스는 ‘청주에 있는 환경교육 중심의 활동이 이루어지는 복합공간’이다.

에코콤플렉스가 있는 문암생태공원에서 멀지 않은 팔결교에서 1984년 미호종개가 발견되었다. 미호종개는 미꾸리과의 물고기로 가는모래와 맑은 물이 있는 잔 여울에 서식하는 물고기이다. 생물종을 처음 발견한 사람이 이름을 지을 권리를 갖는데 김익수, 손영목 교수는 발견된 강의 이름을 따 미호종개라 명명했다. 우리고장과 밀접한 물고기이고 한반도 고유종으로 미호강이 속한 금강유역에만 서식한다. 천연기념물은 생물종 자체를 지정하거나, 생물종은 천연기념물이 아니지만 서식지는 천연기념물인 경우가 있다. 미호종개는 생물종 자체가 천연기념물 454호이면서 서식지중 하나인 부여, 청양 지천도 천연기념물 533호로 지정된 생물종 보전의 필요성을 인정받은 물고기이다.

생물다양성의 중요성은 생물종이 사라지는 경우를 상정해 설명한다. 생태계는 환경과 다양한 생물간의 관계로 이루어져 있는데 하나의 생물종이 사라지게 되면 젠가게임의 나무토막 하나가 빠지듯 구멍을 내게 되고, 하나둘 사라지다 보면 생태계 전체가 무너지게 된다는 이야기이다. 또 하나는 의약품의 창고 개념이다. 우리가 사용하는 의약품의 많은 부분이 자연계에서 왔고, 우리가 해결하지 못한 질병의 약품도 자연계에 있다고 한다. 그런데 생물종이 사라지면 문제를 풀 수 있는 방법자체가 사라져버리게 된다.

미호종개는 미호강 생태계를 구성하는 주요한 생물종이다. 생물다양성의 중요성을 이야기하기에 좋은 주제이고 환경교육에 중요하게 등장한다. 하지만 그런 미호종개가 젠가게임처럼 생태계가 무너지기에 중요하고, 건강한 사람에게 당장 의약품 이야기로 중요성을 인식시키기엔 공허한 느낌이 있다.

오랜 우정을 나눈 친구가 지금 당장 곁에 없어도 어딘가에 살고 있다는 것만으로 위안을 받을 때가 있다. 미호종개는 가는 모래에 붙은 먹이를 먹기도 하고, 별다른 보호수단이 없어 모래속에 숨기도 한다. 연어처럼 먼거리를 이동하지도 않는다. 미호종개에게 우주란 미호강 유역 정도일 것이다. 모래속에 몸을 숨기고 눈을 내밀고 있는 미호종개를 떠올리면 같은 미호강 유역에 살고 있는 사람으로 빙긋 웃음이 난다. 그런 자연 친구하나 있어도 좋겠다 싶다. 최근 미호종개가 미호강하류에서 발견되었다. 미호종개가 처음 발견되었던 팔결교에서도 다시 살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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