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청주우편집중국장
수필가

[충청매일] 국기는 한 나라를 상징하는 기(旗)로서 각종 국경일이나 기념일에 게양하여 국민들이 그날의 의미를 되새기며 다지도록 하는 국민통합의 중추 역할을 하고 있다. 국기는 나라마다 신성시되고 있고 각종 국가행사에 해당국가의 국기를 게양하는데 국기는 한 나라를 대표하는 상징성 때문이다.

올림픽에서 종목별 최고의 수상인 금메달을 수상한 선수에게 시상할 때에는 그 나라 국기와 국가를 함께 연주하며 수여하고 있다. 시상식 장면을 현지에서 지켜보는 국민은 물론 해당선수에게 국기는 이 세상 최고로 자랑스럽고 위대해 보일 것으로 보인다.

일제 강점기에 고인이 되신 손기정 선수가 올림픽 최고의 꽃인 마라톤에서 금메달을 따고 시상식 때 태극기가 아닌 일제기가 새겨진 유니폼을 손으로 가린 장면은 영원히 국민들을 분노하게 할 것이다.

필자는 80년대 중반 아시아의 우정학교인 태국에 있는 아태우정연수소에 연수 시 입퇴소식 때 국기를 보고 가슴이 뭉클했던 기억이 생생하게 남아 있다. 국기에 대한 존엄으로 예전엔 국기 강하식이 있었는데 이에 맞춰 애국가가 울려 퍼지면 모두 가던 발걸음을 멈추고 국기를 향해 부동자세를 취하곤 했었다.

공직 초년시절엔 국기가 제때 게양 및 강하가 안 되어 있으면 당국의 호된 질책이 있었기에 그 당시 공직근무사항 1호가 ‘국기관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국기는 소중히 다뤄야할 존재였다.

공직 초창기 국기에 대한 신성하고 강한 인식으로 아직까지도 어디를 가나 제일먼저 눈에 띄는 것이 국기다. 공직시절엔 관공서에 국기 게양순서가 잘못되었거나 훼손된 국기가 게양되어 있으면 시정하곤 했었는데 언젠가부터 주저하고 있다.

국기에 대한 관심이 많아 국경일이나 기념일에 아파트 등 가정집에 국기게양현황을 보곤 하는데 게양가구가 별로 없어 많이 아쉽다. 지난 현충일도 마찬가지였는데 현충일은 나라를 위해 목숨 바친 국군장병들과 호국영령들을 추모하기 위해 지정된 법정기념일이다. 얼마나 소중하고 의미 있는 날인가 다 같이 생각해 보아야한다.

나라가 오래도록 자손만대로 번영해나가려면 경제만 발전해서는 결코 안 되고 국민의식이 병행되어야함은 주지의 사실이다. 우리나라가 경제는 세계 10위권에 진입해 있지만 청렴도나 각종 국민의식 수준 평가에서는 40위권 밖에 머무르고 있는 건 기초적이고 근본적인 의식수준이 많이 뒤처져 있다는 증거다. 이를 위해서는 사회지도층에 있는 사람들은 물론 기성세대들이 모범을 보여 자라나는 어린이들이 올바로 배우며 자랄 수 있도록 건전한 사회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자유와 민주도 중요하지만 기본적으로 지켜야할 도리는 지키도록 하는 것이 먼 미래와 후손들을 바람직한 길이라고 본다.

국기사랑은 국민으로서 당연히 지켜야할 도리이고 책무다. 2002년 월드컵에서 4강 신화의 배경엔 국민들이 태극기로 하나가된 태극기 물결이 한몫했음을 모두가 인정하고 있는 사실로서 국민들에게 감동적인 역사적 일이었다.

이제 다시 범국민적인 나라사랑 국기달기운동을 전개하여 국경일이나 기념일에는 그저 쉬는 날이 아니고 모두가 그날의 의미를 되새기고 각 가정에서는 태극기가 펄럭였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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