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현드라마아트홀 개관 1년, 전망과 과제 (中) 김수현드라마아트홀, 어디로 가고 있나
첫 드라마 작가 과정 모집에 전국 지원자 100여명 몰려
2022년엔 기초 2개반·실기 위주 연수 1개반 등 확대
순수 작가 문학관에 비해 활용 콘텐츠·자료 무궁무진
“작가양성은 물론 드라마 르네상스 여는 전초기지 돼야”
전시·아카이브 보관과 수집·대외협력 전문인력 절실
청주시의 전폭적 지원 필요…‘공간의 쓰임’ 역할 기대

김수현 작가의 삶과 작품세계를 연출한 본전시공간(왼쪽)과 작가의 저서, 자료 및 작품 검색 연구공간인 아카이브실.

 

[충청매일 김정애 기자] 청주문화재단이 청주시로부터 위탁받아 운영되고 있는 김수현드라마아트홀은 복합문화공간을 표방하고 있다.

드라마아트홀은 전체 4층 규모의 연면적 1천967㎡에 지하 2층 지상 2층으로 이루어졌다. 지하 1층은 김수현 작가연보와 다큐영상, 체험콘텐츠를 구성한 전시공간으로 활용되고 있고, 소규모 공연과 강좌, 교육 등을 진행할 수 있는 다목적홀과 사무실이 상주해 있다.

지상 1층은 본전시실로 김수현작가의 삶과 작품세계를 연출한 공간과 작가의 저서, 자료 및 작품 검색 연구공간인 아카이브실로 구성돼 있다. 지상 2층은 소규모 세미나실과 교육실, 지역 예술작가의 아트상품 전시 및 판매, 휴게공간 등으로 구성돼 있다. 2층 별관은 청주시장 관사를 리모델링한 작가의 집필실이 자리잡고 있다.

신상일 총괄기획자(MP)는 “드라마아트홀 건립 당시 김수현 선생님은 청주지역의 연극인들로부터 공연장이 부족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소공연장을 꼭 넣어 달라는 주문을 했다”며 “기왕에 만들어진 공간인 만큼, 선생의 뜻에 따라 소공연장에서 지역 연극인들의 공연과 드라마 관련 교육 등이 활발하게 이뤄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코로나 19로 인해 소공연장(다목적홀)의 본래 목적이 제대로 쓰이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집단면역이 이뤄진다면 대관 등 다양한 공연과 강좌, 교육 등이 이뤄질수 있는 공간이다.

공간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본전시실과 아카이브전시 공간은 주로 김수현작가 관련 전시물을 상설전시하고 있다. 하지만 언제까지 같은 전시물을 지속적으로 보여줄수는 없는 노릇이다.

신 MP는 “아카이브 자료는 끊임없이 발전하고 보완되는 변화를 보여줘야 한다. 예를들면 올해가 KBS TV드라마가 60주년을 맞았다. 드라마아트홀에서 KBS TV드라마 60년사를 한눈에 볼수 있는 전시를 기획했다면 전국에 공간을 알리고 주목을 끌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며 “드라마아트홀은 김수현작가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작가인 만큼 거기에 걸맞는 행사가 뒤따라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 1년 내내 같은 전시물로 시민들을 맞이 한다는 것은 시민들의 발길을 끊는 것과 다름 없다. 복합문화공간의 의미가 퇴색될 수 밖에 없다. 애초부터 청주시가 과감한 예산투자와 드라마 관련 전문인력 배치와 함께 출발했다면, ‘김수현 작가’라는 개인의 콘텐츠 활용을 뛰어넘어 대한민국 드라마 역사를 재조명하고 드라마의 중심지로서 세계로, 미래로 나아가는 주춧돌이 될수도 있다는 의미다.

신 MP는 “바람이 있다면 연기자와 연출가를 초청해 주요 드라마 제작발표회를 이곳에서 개최하는 것”이라며 “방송국 드라마가 넷플릭스 등 온라인 매체로 이동하고 있다. 드라마아트홀이 작가양성은 물론이고 드라마의 르네상스 시대를 새롭게 여는 전초기지이자 발전기지가 되도록하는 것이 김수현선생님의 바람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실제 청주시가 드라마아트홀에 배정된 예산은 터무니 없이 부족하다. 드라마아트홀의 가장 큰 화두인 드라마작가 양성교육과 드라마 연구 등을 진행하기에는 역부족이다.

본전시장과 아카이브실이 시민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서는 전시 전문인력과 아카이브 보관과 수집, 대외협력을 담당할 전문인력이 절실하다. 개관과 함께 줄곧 같은 전시물이 전시되는 공간은 매력이 없을 수 밖에 없다.

그나마 올해 들어 처음 드라마 작가 과정을 개설했다. 지난달 말까지 모집을 거쳐 오는 18일 첫 개강을 앞두고 있다. 드라마 작가 과정 모집에 전국에서 100여명의 작가 지망생이 몰려 치열한 경쟁률을 기록했다.  드라마 작가 과정은 차세대 드라마 작가의 발굴·양성을 위해 기획한 드라마아트홀의 첫 교육 프로그램으로, 기초과정 수강생 30명 모집이 목표였다.

하지만 접수 일정이 시작되자마자 청주는 물론 서울, 경기, 대전, 부산 등 전국 각지에서 117명의 작가 지망생이 몰리면서 최종 경쟁률이 3.9대 1까지 치솟았다. 드라마 작가에 대한 관심을 상징하는 일이다. 드라마에 대한 관심과 이해도, 수업에 대한 적극성 등을 바탕으로 심사한 끝에 30명의 수강생을 확정했다. 

드라마 작가 과정은 캐릭터 창조부터 시놉시스, 대본 작성까지 드라마작가 지망생에게 필요한 TV드라마 작법으로 커리큘럼이 구성돼 있다. 매주 2시간씩 총 20주간 진행된다.

드라마아트홀 안승현 팀장은 “기초과정 모집에 쏟아진 전국적 호응에 힘입어 2022년에는 기초과정 2개 반과 실기 위주의 연수과정 1개 반 등 교육과정을 더욱 확대할 계획”이라며 “드라마아트홀에서 뭘 보여줄 것인가를 고민중”이라고 밝혔다.

안 팀장은 “‘김수현 작가’의 중심 키워드는 ‘치밀(작품), (자신에게)엄격, (극본의)문학성, (중심주제)가족’이다. 선생님이 작품을 하며 늘 잣대로 삼는 항목이다. 이 키워드를 근본으로 삼아 잘 살려낼 수 있는 방향으로 운영하고 싶다. 교육과정에 있어서는 디테일과 지속가능성, 전문가 양성을 목표로 하겠다. 시민과 함께하는 것에는 가족단위의 참여를 유도할 계획이다. 아트숍에서 조차 문학작품 안에 있는 콘텐츠를 팔 계획”이라며 “트랜드에 편승하기 보다는 기존의 것과 다른 새로운 것을 내놓고 싶다. 드라마 페스티벌과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극본공모를 구상중이다. 드라마 영상콘텐츠를 산업으로 발전시켜야 한다. 드라마아트홀을 거쳐가는 사람들이 일자리를 찾아 가는 시스템을 만들고 싶다. 취미로 하는 교육이 아닌, 체계적이고 지속가능한 교육과정을 통해 프로작가를 양성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드라마아트홀은 올해 첫 드라마 작가 과정을 비롯해 ‘올해의 좋은 드라마’, ‘수요 드라마극장’ 등 드라마 특화 프로그램들로 시민의 관심과 참여를 넓혀가고 있는 중이다. 다양한 계층과 분야의 관심을 이끌기 위해 한국방송작가협회, 충북예총 및 충북민예총, 충북작가회의, 청주문화원 등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드라마아트홀을 거점으로 △지역 문화예술 활성화를 위한 공동 교류·홍보 △드라마 작가 발굴·인재 양성사업 협력 △교육, 강연, 전시 프로그램 기획·공유 △시설·프로그램 운영에 필요한 인적·물적 자원 연계·정보 교류 등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김수현드라마아트홀은 국내 최초의 드라마 문학관으로서 ‘김수현 작가’를 선점하는데는 주효했다. 기존의 박경리 문학관 등 순수 작가 문학관에 비해 활용할수 있는 콘텐츠와 자료가 무궁무진하다. 중요한 것은 청주시의 전폭적인 지원과 관심이 뒤 따를 때 ‘공간의 쓰임’이 역할을 다할 수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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