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몸 미술관 2전시장서 김정희 ‘물(物); 풍경을 듣다’展

왼쪽부터 김정희_물(物); 풍경을 듣다展_스페이스몸미술관_2021, 김정희_물(物)-풍경005_Acrylic on canvas_122.5 x 122.5cm_2021, 김정희_물(物)-풍경007_Acrylic on canvas_81.2 x 131.2cm_2021.

 

[충청매일 김정애 기자] 김정희(충북대 조형예술학과 교수) 작가가 ‘물(物); 풍경을 듣다’를 주제로 한 작품전을 오는 25일까지 스페이스몸미술관 제2전시장에서 개최한다. 이번 전시에는 회화 및 설치 작품 9점이 전시되며 부대행사로 ‘시선과 응시’라는 내용의 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김 작가는 앞서 지난 1월 말에 청주시립미술관에서 2개월간의 개인전 ‘물物; 시간의 흔적’을 전시한바 있다. 작가는 청주시립미술관 전시에서 새로운 작업실의 건축과 이사, 정리 등으로 마음의 여유가 없이 쫓기는 듯 작업했다고 고백한바 있다. 이런 공백 탓에 생각의 깊이도 만족스럽지 못했다는 것.

김 작가가 언제쯤 자신의 작품에 만족할까? 이후 결과물에 대한 아쉬움이 남았고 그 아쉬움을 해결하려는 의지가 어느 때보다도 강해 다음 전시에 대한 구상을 꼼꼼하게 할 수 있었다.

“오랜 시간 나의 작업 주제인 사물과의 대화, 생성과 소멸 등 시간의 축적에서 오는 변화와 이를 감지하는 작업을 새로 시작해봅니다. 애써서 만들어 놓은 것들이 시간이라는 조건을 만나 소멸되어가고 그런 줄 알면서도 또다시 만들기를 반복하는 것이 인간의 삶이겠고 이를 시각화하는 작업들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김 작가는 모래를 사용해 어떠한 모양을 만든 후 시간이 흐르는 과정을 만나 무너져 내리고, 그러면 다시 만들기를 반복한다. 작가는 그 과정에 흥미를 느낀다. 지난겨울 우연히 눈 오리 만드는 틀을 가지고 놀다 보니 생명체인 오리를 쉽고 예쁘게 반복해 만들었다. 이를 작품화하면 재미도 있을 것이라는 상상을 하게 됐다.

오리의 단순한 인공적인 형태가 더욱 강한 상징성을 보여주었다. 그렇게 만들어진 것들이 자연속에 존재했다가 시간의 흔적들이 더해지며 사라지기도 하고 다시 태어나기도 하는 과정이 인간의 삶의 한 단면을 보는 듯 하다.

김 작가는 “도시 곳곳에 새로운 건물이 들어서기도 하고, 헌 건물이 새롭게 리모델링되기도 하고, 새로운 간판이 달리기도 한다”며 “그것들은 시간의 흔적으로 인해 낡아지고, 그러다가 사라지기도 하고 또 새로운 것이 만들어지는 것이 반복된다. 작업실이 있는 주변을 보더라도 전원주택단지를 만든다고 산과 들에 생채기가 생기고 그 위에 집들이 들어서고 마을이 형성돼 사람들이 하나 둘 모여 산다. 마치 원래부터 그 자리에 있었던 것처럼 시간의 쌓임에 의해 익숙해진다. 그것은 또 하나의 변화된 자연으로 존재하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것을 만들며 지나간 것들을 그리워하고 있다”며 작품의도를 밝혔다.

김 작가는 1987년 관훈미술관(서울)과 청주예술관에서의 개인전을 시작으로 올해까지 20여회의 개인전과 Sarajevo Winter 2017(International Peace Center Sarajevo, 사라예보) 등 수많은 단체전에 참여 했다. 김 작가의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 정부미술은행, 그랜드 하얏트 제주, 한신더휴 센트럴파크, 외교통상부(주 브라질 한국대사관), 마루누마 예술의 숲(도쿄), 충북대학교 박물관 등이 소장하고 있다.

전시 프로그램 참여 및 문의는 미술관 홈페이지(www.space mom.org)에서 가능하다. 문의전화 ☏043-236-6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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