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홍윤 교수의 창]손놈의 갑질
[박홍윤 교수의 창]손놈의 갑질
  • 충청매일
  • 승인 2021.05.31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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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통대학교
행정학부 명예교수

[충청매일] 사회가 민주화되면서 모든 면에서 형평과 인간 존엄이 강조되는 듯하지만, 자본주의가 고도화되면서 전통적인 갑을관계에 의한 갑질은 오히려 다양화되고 있다. 특히 이윤추구의 자본주의 논리를 바탕으로 한 고객중심주의는 고객을 손님이 아닌 왕으로까지 승격시키면서 고객의 잘못에 종업원이 이의를 제기할 수 없도록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다.

최근 소비자들은 자신의 감정을 SNS를 통하여 가감 없이 표출하고, 그 결과는 공급자나 종업원이 뒤집어쓰게 되었다. 이러한 사회의 변화는 전체 근로자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감정노동자의 스트레스가 되어 현대인의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중요한 요인으로 등장하고 있다. 그러나 법과 제도의 처벌은 서민의 마음을 시원하게 하여주지 못한다.

손님이 손놈이 되어 왕 노릇 하려는 진상에 대한 시민의 반란이 최근 인터넷에 통쾌, 유쾌, 상쾌한 사례가 되어 사람들에 회자하고 있다. 지난주 중고차 플랫폼인 보배드림에 양주 옥정의 소고기 무한리필 음식점에서 목사 모녀가 손년이 되어 갑질한 사건이 음성 녹음과 함께 게시되었다. 이에 공분한 사람들의 소리를 보면 다른 사건과는 달리 갑질한 사람의 이야기에 공감하는 사람은 한 명도 없다. 사건의 당사자는 목사로서 유튜브에 설교 동영상이 게시되어 있고, 종교방송에서 군 사목 활동을 하면서 장병들의 어머니 역할을 한다고 자랑까지 한 목사이다.

그러나 코로나 19로 어려운 상황에 있는 자영업자 식당 주인에게 행한 갑질의 목소리를 들으면 하나님 이름을 행한 그의 설교나 시인이라며 선전하고 있는 그의 시집의 글을 어떻게 이해하여야 할 것인지 혼란스럽다. 여기에는 명예와 직업, 재산과 지위에 이르기까지 만연하여 있는 한국 사회의 고질적인 갑을관계 문화가 보인다.

조선 3대 도적하면 홍길동, 장길산, 임꺽정을 든다. 서민들이 이들 이야기에 매력을 가지는 것은 권력으로 갑질하고 가렴주구(苛斂誅求)하는 위정자를 벌하는 의적이라는 시각이 담겨 있고, 그 내면에는 대리만족의 심리적 요인이 작용한다. 지금 인터넷과 SNS는 홍길동 임꺽정이 되어 법이 해결하지 못하는 것을 상식으로 심판하고 있다. 시민들의 댓글 한 줄에 의한 심판은 비록 전문성의 문제를 가질 수는 있지만, 집단지성이 되어 법과 제도를 대신할 수 있는 역량도 함께 가지고 있다고 보아야 한다.

양주 옥정의 목사 모녀가 SNS 별점을 갑질의 수단으로 활용하려던 것이 오히려 부메랑이 되어 돌아가는 것을 보면 정보화 사회에서 우리가 살아가야 할 새로운 문화를 생각하게 한다. 무엇보다 정보화 사회에서 건전한 사회문화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손놈이 인터넷이나 SNS를 갑질하는 수단이 아닌 갑질을 억제하는 수단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즉 함께 동행하고, 서로 존중하는 관계형성의 수단이 될 수 있도록 새로운 정보문화가 형성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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