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몸 미술관, 내달 4일부터 ‘현실과 이상…’ 展

왼쪽부터 단아한풍경20-02, 80x80cm, 장지, 방해말, 목탄, 숯, 2020, 단아한풍경20-03, 80x80cm, 장지, 방해말, 목탄, 숯, 2020.

 

[충청매일 김정애 기자] 스페이스몸 미술관은 오는 6월 4일부터 25일까지 박영학 작가의 <현실과 이상, ‘너머’ 그 교차지대 ‘단아한 풍경’>전을 개최한다.

박영학 작가는 오랫동안 산, 나무, 논과 밭, 바다가 펼쳐진 한국 자연의 풍정을 담아왔다. 모두 자연의 본성에 가까운 것들이다.

이런 자연의 본성은 이번 〈현실과 이상, ‘너머’ 그 교차지대, ‘단아한 풍경’〉 전시에서도 이어진다. 이것은 회화에 대한 지극히 전통적이고도 순수한 가치에 창작의 지향점을 두고 있는 작가의 작업 태도이기도 하고, 현실과 이상세계에 대한 그 세 번째 이야기이다.

첫 번째 〈현실 ‘너머’의 이상세계, ‘풍경너머〉, 두 번째 〈현실과 이상, ‘너머’의 신세계, 검은정원〉에 이어 세 번째 〈현실과 이상, ‘너머’ 그 교차지대,‘단아한 풍경’〉은 자연에 대한 지속적인 문제의식에서 시작된다.

이번 ‘단아한 풍경’ 작품은 현실과 이상세계라는 보여지는 풍경이 아니라 한국의 미를 ‘나의 풍경’에 담을 수 있는가의 문제에 그 목적이 있다.

2010년 시작된 현실 너머의 이상세계 ‘풍경 너머로’, ‘사슴숲’ 연작은 자연에 투영된 이상사계를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이상세계에 닿지 못한 현실에 대한 역설이고, 현실 속 삶에 대한 반추였다.

이렇듯 작가의 도전은, 이상세계란 끝없이 쌓고 만들어도 ‘이상’일 뿐이며, 현실에서 찾은 위안과 평안이 곧 ‘이상세계’임을 말해준다. 어쩌면 이러한 행보를 통해 한 마리의 새가 되어 광대한 산야를 떠돌아 보고자 했던 것 아닐까 생각한다. 

2021년 현실+이상의 교차지점에 대한 문제 ‘단아한 풍경’ 연작은 ‘잘 그려야 하는 욕심’, ‘작품 판매에 대한 기대심리’를 버리고 그저 힘을 빼고 편안하게 그 공간을 거닐 듯 힐링의 이상세계를 선보인다.

수원시립미술관 이윤희 학예과장은 ‘박영학의 이해가능한 자연으로서의 풍경’이라는 전시 서문에서 “그의 주된 화면은 목탄을 사용한 흑백이다. 그리고 숯 그 자체를 화면의 특정 부분들에 삽입하여 독특한 물성의 효과를 보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산수, 풍경의 틀을 벗어나지 않았다”며 “그의 풍경 속에는 한 사람의 인간도 등장하지 않지만 그의 풍경은 인간이 남겨두었거나 인간이 내버려둔 것, 혹은 인간의 어떤 행위를 암시하는 그것이다. 그가 그려내는 풍경은 인간과 자연이 상호간에 협약을 맺은 현재의 시점을 보여주고 있다. 그는 그 협약을 아직은 너그럽게 이해하고 있는 듯하다”고 했다.

덧붙여 그는 “옛 그림들과 비슷해서 친근감이 있고 난해하지 않아서 쉽게 접근이 가능하며, 현실 풍경 같기도 하면서 이상향의 냄새도 나는, 절묘한 경계선에 있는 박영학의 풍경은 작가 자신의 입장에서, 그리고 관객의 입장에서 ‘이 정도면 이해 가능한’ 풍경이 아닐까 묻는 것 같다”며 “구체적인 공간과 시간을 관객의 몫으로 두고, 단지 자연의 것과 인공의 것으로, 그렇게 인간과 더불어 그저 존재하는 현재의 자연을 이해 가능한 정도로 압축해 보여주는 것이 박영학의 풍경”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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