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연 칼럼]세 가지 질문
[김병연 칼럼]세 가지 질문
  • 충청매일
  • 승인 2021.05.26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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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청주예총 부회장

[충청매일] 서른이 다된 노총각이 도인(道人)을 찾아가 “어떻게 하면 빈궁한 신세를 면할 수 있을까?”라고 질문을 하니, “아주 고명한 ‘선지식(善知識)’한 분을 아는데, 그에게 가 보거라!”라며 가는 길을 가르쳐 준다.

가다가 날이 저물어 어느 부잣집 대문을 두드리니, 주인은 흔쾌히 재워주고 맛있는 음식도 차려준다. 이튿날 길을 떠나려 하자, 주인은 수심에 찬 얼굴로 “나에겐 벙어리 딸이 하나 있는데 언제쯤이면 말을 할 수 있는 지, 선지식을 만나면 내 대신 물어볼 수 있겠나?!”라고 호소한다.

약속을 하고 갈 길을 재촉하니, 큰 강이 길을 막고 있었다. 한 참 건널 궁리를 하고 있자니, 큰 거북이 한 마리가 그에게 다가 오더니 등에 타라고 한다. 강을 건너자 그 거북이는 “다른 파충류는 백년만 되어도 모두가 승천(昇天)하여 용이 되는데, 나는 천년이 되어도 이 신세를 못 면하니, 선지식에게 승천할 방법을 알려 주십시오.“라고 부탁한다.

그러기로 약속하고 떠났다. 이번에는 천 길 암벽 산이 가로막고 있었다. 걱정하고 있자니 한 노인이 다가온다. “젊은이! 나에게는 만능 지팡이가 있는데, 그것으로 그대를 넘겨주겠네!”라며 지팡이로 단번에 산을 넘겨주었다. 그 노인도 역시 “선지식을 만나면, 나는 100년을 여기서 수행해도 승천하지 못하는데, 어떻게 하면 승천할 수 있는지 방법을 물어 주게”라고 부탁한다.

우여곡절 끝에 드디어 도인이 가르쳐준 목적한 바의 그‘선지식’을 만날 수 있었다. 그 노총각은 자기가 찾아온 목적을 이야기 하니, “‘세 가지 질문’만 대답할 수 있다고 한다. ‘세 가지’만 가능하다는 데에 고민에 빠졌다. 여기까지 오는 도중에 부탁받은 질문만도 ‘세 가지’라서 정작 자기의 질문은 못하게 생겼다. 원래 목적이 자기의 빈궁한 신세를 면하자고 여기까지 온 것인데…!

고민 끝에 노총각은 자기 것은 포기하기로 결심하고, 도중에 부탁받은 ‘세 가지’만을 질문하니, 그 ‘선지식’은 명쾌하게 대답해 주었다.

제일먼저 지팡이로 산을 넘겨준 노인을 만났다. “지팡이를 버리면 승천할 수 있다고 합니다.”라고 전했다. 그러자 노인은 지팡이를 던져버리고 곧바로 승천하였다. 그 지팡이로 산을 뛰어넘어 한 걸음에 거북이 있는 강가로 갔다.

거북에게는 “껍데기를 벗어 버리라고 합니다.”라고 전했다. 껍데기를 벗어버리니 곧바로 거북은 용으로 승천하였다. 그가 거북 껍데기를 수습하니 그 속에는 금은보화가 가득하였다.

그리고 재워주고 먹여준 부잣집으로 갔다. “댁의 따님은 원래 벙어리가 아닌데, 배필(配匹)을 만나면 말을 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러자 방문이 열리더니 문제의 그 딸이 나오더니 “서방님이 이제야 오셨군요!”하며 다소곳이 큰 절을 올린다. 빈궁한 노총각은 자기를 버림으로써, 권력(지팡이)과 재물(거북 껍데기)을 얻을 수 있게 되었고, 부잣집 예뿐 딸을 아내로 얻어 단란한 가정을 꾸릴 수 있게 되었다.

지난 19일은 ‘부처님 오신 날’이다. 서양 철학자는 부처님을 ‘위대한 포기’를 몸소 실천한 사람이라고 한다. 왕자의 신분으로써 태어나, 세속의 부위영화를 과감히 버리고, 출가하여 고통 받는 ‘중생제도’라는 위대한 포부가 ‘위대한 깨달음’으로 결실을 보게 된 것이다. 이기주의가 팽배한 ‘에고’의 시대에, ‘에고’를 버리는 것이 바로 ‘위대한 포기’요 ‘위대한 깨달음’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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