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매일] 우리 속담에 ‘모내기 철에는 부지깽이도 뛴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모를 심을 때는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는 뜻을 의미한다. 봄이 기지개를 켜는 3월이면 농촌은 농번기여서 바쁠 수밖에 없다. 이때는 속담처럼 부지깽이도 뛰어야 할 정도로 바빠지는 게 농민들의 현실이다.

오래전 우리 농민들은 농기계도 없이 모든 농사를 작은 농기구 연장으로 해결하는 게 전부였다. 트랙터와 이앙기가 없던 그 시절, 손 모내기가 한창인 이맘때면 농민들은 모를 심는 품앗이로 서로의 일손을 덜어주고 보태줬다. 부족한 일손을 해결하는 지혜로운 방법이다.

산업 변화의 경제발전에 따른 농민의 농업은 예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발전한 상태다. 어른 세대들이 호구지책의 생활고를 해결하던 그런 농사가 아니다. 현재의 사회적 실정에 맞춘 부가가치 높은 영농 경영기술로 부농의 꿈을 실현하는 과학적 농촌으로 탈바꿈됐다.

연 매출 1억~2억원의 농민은 농촌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기술적 영농으로 인한 연 수익 1억원의 농업은 일반적으로 여기는 상황이다. 농촌의 이런 부농의 꿈을 실현하는 데는 기계화 영농을 꼽지 않을 수 없다. 잘 갖춰진 농기계 덕분에 농사짓기가 수월해진 게 사실이다. 아무리 편리하게 농기계로 농사를 짓는다고 하지만, 직접 손 수고를 들여야 하는 농업도 의외로 많다. 그만큼 농업의 현실은 농기계와 농민의 손을 통해 이뤄지는 게 만만치 않다고 볼 수 있는 문제가 크다 하겠다.

그래서 아직도 영농철에는 기술적 기계영농으로도 안 되는 게 많다. 직접 사람의 손으로 해결해야 하는 농업이 그렇다. 모든 농작업 하나하나를 손으로 이루어야 하는 데 일손이 없어 발만 동동거리며 애면글면 애태우는 게 농민들이다.

가뜩이나 농촌의 고령화로 인해 젊은이 일손을 구하기는 더더욱 어려워져 그럴 수밖에 없다. 젊은 사람이 없는 농촌에서 농사를 짓기가 힘든 상황은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특히 사과와 배, 복숭아 등 열매가 달리는 과수원을 운영하는 농민들은 봄철 꽃이 피는 개화기 때면 다른 농업인보다 한층 바빠져 일손을 구하느라 진땀을 뺀다. 이유는 튼실한 과일의 수확을 위해 열매를 적당히 솎아주어 상품성 높은 과일로 자라도록 해주는 역할이다.

과수원의 경우 따고 솎는 손작업이 대부분이다. 코로나19 확산 전에는 그나마 외국인 노동자들을 수입, 농사일을 해결했다. 그러나 코로나19의 예방을 위해 외국인 노동자의 국내 유입이 어려워져 농업인들은 일손을 구하려고 애를 태우는 모습이 역력하다. 없는 일손을 구하느라 농민들은 한숨만 늘어난다. 하루 이틀 짓고 마는 농사도 아니고, 해마다 지어야 하는 농사여서 고민이 깊어지는 게 당연하다.

이런 농촌의 농업 현실에 도움을 주기 위해 충남·북의 각 시·군이 농민을 위한 생산적 일손 봉사에 힘쓰면서 실효를 거두고 있다. 농촌의 부족한 일손을 지원하기 위해 공직자는 물론, 공기업 직원까지 주말 휴일도 없이 발벗고 나서 일손 거들기에 솔선수범이다.

이에 농촌의 일손 부족 현실을 간파한 청주시는 생산적 일손 돕기 긴급지원반을 구성, 운영하면서 여성 농업인과 장애 농민, 고령 농민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공직자들의 생산적 일손 돕기는 농촌에 희망을 키워주는 역할이다. 정부 역시 농촌 일손 돕기 해결에 혁신적 대책을 강구해 항구적인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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