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홍윤 교수의 창]서민도 별장을 가질 권리가 있다
[박홍윤 교수의 창]서민도 별장을 가질 권리가 있다
  • 충청매일
  • 승인 2021.05.24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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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통대학교
행정학부 명예교수
   

[충청매일] 별장은 예나 지금이나 부자나 권세 있는 사람의 상징이 되고 있다. 그것은 동서고금을 가리지 않는다. 중국의 경우 서태후의 여름 별장 이화원 이외에도 건립하는 데만 90여년이 걸렸다고 하는 천더(承德)의 피서산장은 담장 둘레가 10㎞에 달하고, 면적이 5.6㎢에 120여동의 건물로 구성되어 있다. 미국 대통령 별장인 캠프데이비드도 25만평 정도이고, 우리나라 대통령 별장 가운데 가장 넓었던 청남대는 55만평이다.

살림하는 집 외에 경치 좋은 곳에 따로 지어 놓고 때때로 묵으면서 쉬는 집이란 뜻을 가진 별장이 부와 권력의 상징이 되니 별장은 드라마나 권력 투쟁의 장으로 항상 나오게 된다. 중국과 우리나라에서는 호화롭고 규모가 큰 별장을 장(莊), 각(閣), 대(臺)라고 이름하였고, 이에 맞추어 청남대 별장도 대(臺)로 이름하고 있다.

반면에 서민들은 작고 초라한 것으로 별장에 대한 욕구를 충족시키고 있다. 이렇게 지어진 별장을 오두막을 의미하는 `막(幕)' 무릎 굽힐 수 있을 정도의 공간을 뜻하는 `사(舍)', 겨우 비나 별을 가린다는 뜻인 `헌(軒)', 책을 읽고 도를 닦는 집이란 뜻인 `제(齊)' 흙 위에 지붕만 가렸다는 `당(堂)'을 별장 이름에 붙였다.

이러한 서민들의 별장에 대한 희망은 나라에 따라서 다양한 형태로 문화를 형성하고 있다. 이 가운데 가장 널리 알려진 서민 별장 문화로 러시아 문화권의 다차(Dacha) 문화가 있다. 다차는 러시아의 주말농장으로 전체 가구의 3분의 1 이상이 가지고 있을 정도로 일반화되어 있다고 한다. 다차는 텃밭 형태의 농작물을 가꿀 수 있는 농토가 달려있어서 주말이나 여름휴가를 이곳에서 지내는 것이 일반화되어 있다. 러시아의 다차는 통치 수단으로 일반 국민이 다른 생각을 하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 도입하였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궁극적으로 정치와 경제안정 및 국민정서에 크게 기여하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다차문화로 범죄나 노사 갈등이 줄어들었다는 주장도 한다.

근래 들어 은퇴 인구가 늘고, 도시화된 생활에서 벗어나서 자연과 함께하고자 하는 욕구로 작은 농막(農幕)을 짖는 것이 유행하고 있다. 지금의 농막은 농사를 짓기 위한 창고로 숙박은 불법이다. 이외에 정원을 꾸미고, 잔디를 심는 것도 불법이 된다. 그러나 대부분은 농막을 작은 별장처럼 주말농장과 휴식을 목적으로 구매하거나 짖고 있다.

이처럼 현실과 법규 간에 격차가 심하니 불법이 만연하고, 업자들의 사기로 마음 편하기 위해서 농막을 짖은 서민들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호화 별장은 아니더라도 서민들도 주말에 아이들과 텃밭에 농작물을 심고 이웃과 어울려 함께하거나 책 한 권을 들고 사색하며 조용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여유를 가질 수 있는 권리가 주어질 필요가 있다. 이들을 위해 러시아 다차와 같은 농막 문화와 제도가 만들어졌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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