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매일] 화창한 봄을 맞아 나들이를 나온 사람들을 보니 지난해 이맘때 공직에 입문하기 위해 날씨와 상관없이 수험서와 마주하며 봄을 보낸 나의 모습이 떠오른다.

면접을 준비하며 공무원의 6대 의무를 잘 숙지하려 노력하면서 그중에 공직자로서 가장 갖춰야 할 의무를 ‘청렴’이라고 생각하며 정직한 공무원이 되겠다고 다짐하곤 했다.

공직생활에 처음 발을 디딘 내게 한 지인은 정약용의 목민심서를 꼭 읽으라고 추천해 줬다. 정약용은 목민관이 처음 부임해 그곳을 떠날 때까지 해야 할 임무와 자세로 ‘청렴’을 강조했고 ‘청렴은 공직자로서 모든 선의 원천이며, 모든 덕의 근본’이라고 했다. 또 “청렴이야말로 천하의 큰 장사다. 그래서 포부가 큰 사람은 반드시 청렴하려고 한다. 사람이 청렴하지 못한 것은 지혜가 모자라기 때문이다”라고 했다.

나는 이 책을 통해 공무원은 공익을 우선시하고 공정한 업무를 지향하는 사람으로서 청렴이 가장 근본 전제에 있어야 한다고 마음가짐을 가질 수 있었다.

공무원으로 일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이따금 민원인과 업무적으로 대화를 할 일이 있는데 공무원의 행정의 투명성에 대해 의심을 품는 이들을 마주하게 된다. 나름대로 사사로운 이익에 얽매이지 않고 규정과 법 절차대로 업무에 임하려고 하지만 시민들과 공직사회가 신뢰를 쌓는 게 얼마나 중요하고 어려운 일인지 새삼 느끼게 된다. 또 코로나19 장기화로 뜻하지 않게 사람들과의 거리 두기와 언택트 생활 속에서 시민들과 소통하고 신뢰를 주는 행동이 더더욱 어려운 일이라고 느껴진다.

공직에 들어온 지 아직 반년도 채 되지 않은 나에게 ‘청렴’이라는 용어는 다소 어색하고 거창하게 마음속에 자리 잡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내가 하고 있는 일에 온전히 책임을 질 수 있는가에 대해 생각하고, 맡은 업무에 대해서 제대로 처리하기 위한 업무 지식을 익히고, 잘 모른다는 이유로 소홀히 일을 처리하지는 않았는지 다시 한번 되새기는 것으로 청렴의 첫걸음을 나아가야 한다는 다짐을 한다.

앞으로 남은 긴 공직생활 동안 국민의 신뢰받는 공무원이 되기 위한 행동은 무엇인지 깊이 고민하고 민원인의 입장을 헤아리고 진심을 다해 응대함으로써 청렴에 한 발 더 다가가리라 마음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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