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매일] 2020년 2월 21일 내가 사는 청주에 첫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했다.

그때만 해도 여느 일상과 다름없이 아이들과 함께 일상생활을 해왔다. 하지만 몇 일이 지났을까?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에서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인한 학사 일정 변경 안내’라는 제목의 가정통신문을 받게 됐다. 개학일 이전까지는 방학기간동안 아이들을 학교에서 돌봐주던‘돌봄교실’을 운영하지 않는다는 청천벽력 같은 내용이다. 세쌍둥이를 키우며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 나는 도저히 감당 할 수 없는 일이였다. 당시 초등학교 2학년인 우리 셋둥이들을 집에만 둘 순 없는 일이고 직장에 데리고 가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다. 이때부터 코로나19로 인해 보육 전쟁이 시작된 거 같다. 아이들을 어쩔 수 없이 학원에서 학원으로 셔틀을 돌리고 또 남편과 돌아가며 연가를 내고 힘들게 하루하루를 버텼다. 전쟁은 계속됐다. 급기야 개학은 3월 말로 연기가 되고 또 4월 초로 연기가 됐다. 개학 후에도 학교는 갈 수 없어 온라인 학습으로 교육이 변화됐다. 결국 아이들을 학원에서 학원으로 돌릴 수 도 없는 상황이다. 엄마들은 지쳐갔다. 그 중엔 눈물을 머금고 아이들을 ‘긴급 돌봄’으로 등원시키는 엄마들도 있었고 부득이 사직서를 낸 엄마들도 많았다. 말이 긴급돌봄이지 아이들은 마스크를 쓴 채 친구들과 놀지도 못하고 의자에 앉아서 책을 읽고 만들기를 하는 게 전부였다고 한다.

엄마들은 아이들과 반나절만 붙어있어도 피곤하고 체력이 역부족인데 무려 한 달을 넘어 두 달을 외부활동 없이 집에만 있어야 한다니. 웃픈 얘기지만 ‘오 마이 갓’ 정말 무서운 일이다.

아이를 키우는 다른 가정도 다 그렇겠지만 ‘핸드폰을 아이에게 최대한 주지 말자’라는 다짐은 매일매일 할 것이다. 하지만 몇 시간지나지 않아 핸드폰은 어김없이 아이를 손에 있다. 진짜 예전 부모님들은 어떻게 애들을 키웠는지 존경스럽다.

코로나가 시작되고 1년이 넘는 시간이 훌쩍 지났다. 하지만 지금도 전쟁은 계속되고 있다. 전국에서 확산세는 지속되며 하루 확진자는 600명을 넘어 700명대로 진입 하고 있다. 또 다시 대유행의 조짐이 보이자 국가에서는 방역수칙을 강화하며 최대한 외부활동을 자제하고 집에 머물길 바라고 있다. 이 코로나를 이겨내기 위해선 그것만이 최선의 방법이라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그러다보니 엄마, 아빠는 그 어느때 보다 더욱 현명한 선생님이 돼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젠 보육교사 역할을 하기 위한 전쟁을 시작해야한다.

영어 속담에 ‘물고기 한 마리를 주면 하루 먹을 것을 주는 것이고, 물고기 잡는 법을 알려 주면 평생 먹을 것을 주는 것이다’라는 말이 있다.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요즘 아이들에게 세상에 적응하며 살아가도록 키우어주기 위한 노력은 필수다.

한 번쯤 ‘전인교육’이란 말을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전체적으로 균형 있게 육성하는 교육으로 지식, 기술, 인성, 태도 등 고루발전을 시키는 교육이다.

이처럼 아이들을 잘 보육하기 위해 나는 그 어느때 보다 많은 공부를 하는거 같다. 학창시절 성인이 되면 공부는 절대 안 할 줄 알았는데 지금은 그때보다 더 머리가 아프다.

아이들의 인성교육은 사실 많은 사람들을 만나면서 외부적으로  하는 것이 제일 좋은데 외부활동을 못하고 있으니 참 답답하다.

아이들이 학교에서 친구들과 부대끼고 놀다가 옷이 흙투성이가 되고 코피도 나고 싸우고 화해도 하고 집에 친구들을 데리고 와서 함께 놀고 숙제도 하고 정말 평범했던 일상이 돌아왔으면 좋겠다. 코로나19가 종식되어 엄마들의 보육 전쟁이 빨리 종식되길 간절히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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