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매일] “사랑한다는 그 말 아껴둘 걸 그랬죠. 이젠 어떻게 내 맘 표현해야 하나… 내가 다가간 만큼 이젠 내게 와줘요…”

성시경의 노래 ‘내게 오는 길’의 가사다. 우리는 내게 오는 길의 대부분을 타인에게 열어준다. 자신의 마음을 알아달라고. 여기 와서 내 마음을 한 번 보고 나의 진심을 알아달라고 이야기한다. 

나는 가끔 의문을 갖는다. 나 자신에게 질문을 한 적이 언제인가. 내가 진짜 좋아하는 것은 무엇이고, 어떨 때 가장 기쁘고, 어떨 때 분노하는지. 내가 내게 오는 길에 언제 찾아가 봤는지.

삼성의 창업주 이병철은 매년 초 도쿄에 갔다고 한다. 당시 도쿄는 어마어마한 정보가 모이는 장소였다. 이병철은 그곳에서 여러 정보를 수집하고 사색하며 사업을 구상했다. 어떠한 부분에 더 강점을 둬야 할지 또 어떠한 분야에  진출할지를 생각하며 혼자만의 시간을 보냈다.

세계적인 투자자 워런 버핏은 “의사결정이란 거울을 보고 자신과 대화를 나누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책과 보고서, 전화 등을 통해 방대한 정보를 수집했다. 그중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자신과의 대화였다. 나를 설득시킬 수 있어야 타인을 설득시킬 힘이 생긴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꼭 정보를 수집한 뒤에는 자신과의 대화를 통해서 정보를 정리하고 자신의 의사결정의 방향을 정했다.

이렇듯 우리는 오롯이 자신의 내면을 위한 길을 가야 한다. 자신의 성격은 어떠한지, 취향은 무엇인지 하나하나씩 묻고 답하는 과정을 통해 자신을 바라보게 된다. 소크라테스의 “너 자신을 알라”의 답이 내게 오는 길에 있다고 믿는다. 자신과의 대화를 통해 겸허함을 느끼고 자신의 부족함을 알게 되며, 말도 행동도 조심하게 된다. 또한 자신의 민낯을 보게 된다.

요즘 서점가에는 자신을 위해 시간을 써라, 자신을 아껴라 같은 내용의 책이 많아졌다. 이러한 책을 읽기 전에 필요한 것이 맨몸의 자신을 보는 것이다. 자신의 신체, 성격적인 결함, 외모, 남들과 다른 취향 등을 살피면서 나는 이런 사람이구나 생각하고 바라볼 수 있게 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서 남들과 다름을 알고 또한 이것이 그렇게 나쁘지는 않구나, 굳이 사회에 억지로 끼워 맞추지 않아도 살 만하구나 느껴야 책들을 더 잘 흡수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많은 사람이 자신의 마음속으로 들어가는 경험을 해봤으면 좋겠다. 자신을 소중히 하고 타인을 배려하는 사람이 많아져서 엄청난 행복이 넘쳐나지는 않아도 소소하게 일상을 이어나가고 미소가 지어지는 공동체가 만들어지길 바란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충청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