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지 날리고 덤프트럭 질주…주민 안전 위협
수차례 민원 무시…충북도·청주시 ‘수수방관’
뿔난 주민들 “유치할 때는 애걸복걸 하더니”
시공사 원건설 “소통 고심…마을 지원 노력”

충북 청주시 오창읍 다목적방사광가속기 부지 조성 공사 현장을 왕복하는 대형 덤프트럭들이 1차로인 마을 앞 도로를 거침없이 질주하고 있다(왼쪽). 공사가 본격적으로 진행되면서 하루에도 수십대의 덤프트럭이 마을 앞길을 왕래하면서 주민들이 불안에 떨며 대책 마련을 호소하고 있다.
충북 청주시 오창읍 다목적방사광가속기 부지 조성 공사 현장을 왕복하는 대형 덤프트럭들이 1차로인 마을 앞 도로를 거침없이 질주하고 있다(왼쪽). 공사가 본격적으로 진행되면서 하루에도 수십대의 덤프트럭이 마을 앞길을 왕래하면서 주민들이 불안에 떨며 대책 마련을 호소하고 있다.

 

[충청매일 최영덕 기자] 충북 청주시 오창 다목적 방사광가속기 부지 조성 공사가 본격화 되면서 공사 차량들로 위협받는 인근 마을 주민들에 대한 안전 관리가 소홀하다는 지적이다.

온 종일 드나드는 덤프트럭 차량으로 방대한 양의 먼지가 인근 마을을 뒤덮는가 하면, 편도 1차로인 마을 도로를 질주하는 차량들로 주민들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

방사광가속기 부지 조성 공사로 애먼 인근 마을 주민들만 피해를 입고 있다. 특히 충북도와 청주시가 올해 안에 부지 조성 공사 마무리를 재촉하면서 시공사인 ㈜원건설 측은 주민 안전을 무시한 채 막무가내 공사를 강행한다고 주민들은 하소연 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 대해 주민들은 청주시에 수 십여 차례 민원을 제기 했지만, 시정되기는커녕 충북도와 청주시는 쇠귀에 경읽기라고 주민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21일 충북도와 청주시 등에 따르면 청주시 오창읍 후기리 일원에 들어서는 방사광가속기 부지 조성 공사가 지난달 15일부터 시작됐다.

시공사인 원건설은 오창테크노폴리스 산단 149만㎡ 중 방사광가속기 부지조성 착공에 들어가 토사 반출을 진행하고 있다.

충북도는 올해 말까지 방사광가속기 기반 공사를 마무리 할 계획이다.

이로 인해 시공사인 원건설은 하루 수십여대 덤프트럭을 동원, 토사를 외부로 반출하고 있다.

새벽부터 토사 운반 덤프 트럭들이 마을 앞 도로를 달리면서 비산먼지는 물론, 소음과 무엇보다 주민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고 주민들은 토로하고 있다.

방사광가속기 공사에 주민 ‘안전’은 철저히 제외된 셈이다.

이에 마을 주민들은 최근 청주시에 수 십 여 차례 ‘피해 호소 민원’을 제기했다.

마을 주민들은 “지난해 방사광가속기 유치할 때는 충북도와 청주시 공무원들이 찾아와 유치에 힘을 보태달라고 애걸복걸 하더니 유치한 뒤 주민들은 안중에도 없다”며 “누구하나 주민들 피해를 걱정하는 사람이 없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마을 주민은 “매일 수 십 대의 덤프트럭이 왔다 갔다 하니 먼지와 소음으로 집 문을 못 열 정도”라며 “농번기가 다가오는데 마을 대부분이 연령이 높은 어르신들이어서 안전위협도 심각하다. 구청에 민원을 접수해도 아무런 대책 마련을 해주지 않는다”고 불만을 터트렸다.

인근 마을 주민들은 “앞으로도 공사가 지속되면서 마을 어르신들의 호흡기 질환과 농작물 생육 저하, 안전 위협 등 심각한 피해가 이어질 것”이라며 “하지만 시공사인 원건설을 비롯해 도와 시 모두 주민들에게 설명해주는 사람도 없다”고 하소연했다.

최근 마을주민 대표들은 대책 회의를 열어 “주민 피해에 대한 아무런 대책 제안을 안 할 경우 추이를 지켜본 뒤 실력 행사도 불사하겠다”고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청주시 관계자는 “먼지가 많이 날리는 것이 가장 큰 문제로 살수차를 수시로 운행하고 있으나, 날이 건조해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다”며 “공사 차량에 대한 속도 제한 점검 등 수시로 지도를 하고 있으나, 이 지역 주민들은 수년째 이어진 공사로 피로감이 심해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공사 차량 안전 위협에 대해 충북도 관계자는 “인근 마을이 속도를 낼 수 있는 도로가 아니다. 공사차량도 제한 속도로 운행하고 있으며, 안전부분에 차량 기사들에게 교육을 하고 있다”며 “공사 진행 과정에서 발파를 위한 소음 등 문제도 있어 주민들과 꾸준히 소통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시공사인 원건설 관계자는 “마을 도로에 과속 방지턱이 8개가 있다. 속도를 낼 수 있는 곳은 아니다. 직원 교육도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며 “코로나19로 주민설명회를 열지 못해 주민 개인별로 만나 소통하고 있다. 마을에 필요한 지원에 대해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5월 유치에 성공한 방사광가속기 조성 사업의 부지 면적은 54만㎡다. 이곳에 가속기 1식과 빔라인 10기, 연구지원 시설 등이 들어선다. 방사광가속기 구축은 미래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총사업비 9천980억원을 투입, 2022~2027년 시설물 구축과 장비 시험가동 후 2028년 가동을 목표로 추진하는 국책사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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