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준
청주 나비솔한방병원 원장

[충청매일] 지난 시간까지는 ‘당귀’의 기능과 주의해야할 점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본격적으로 ‘당귀’를 사용하여 골반통을 치료하는 처방과 그 작용에 대해 알아보기 전에 한두가지의 개념만 더 설명을 하고 넘어가야 할 것 같습니다.

한의학에는 인체를 설명하는 여러 가지 방식이 있는데, 그 중에서 저는 개인적으로 ‘기(氣), 혈(血), 수(水)’라는 개념을 사용하여 인체 및 질병의 상황을 설명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혈(血)’에 대한 개념은 앞서 ‘당귀, 어혈’ 등을 설명하며 이야기 드린바 있습니다. 특히, 여성은 생리와 출산 등의 특성으로 인해 ‘혈’과 밀접한 관련을 갖고있기 때문에 산후 허리 및 골반의 통증을 설명함에 있어서 ‘혈과 당귀’에 대한 이야기를 먼저 하게 되었습니다.

산후에 허리나 골반의 통증을 호소하는 여성들을 보면 “허리에 무거운 추를 매달아 놓은 것처럼 아파요”라고 호소하는 공통점이 있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쑤셔요, 찌르듯이 아파요, 저려요 등등 많고 많은 호소 중에 왜? ‘무겁다?’라는 표현을 할까요? 우리 몸에서 “무거움”을 느끼게 하는 것은 뭐가 있을까요? 우리 몸에 어떤 변화가 이런 ‘무거움’을 느끼게 하는 것일까요? 우선 체중이 증가하거나, 다량의 음식물을 섭취하였을 때 무거움을 느낄 수 있겠죠? 그러나 2㎏의 체중이 늘거나 음식물을 섭취하였다고해서 실제적으로 2㎏만큼의 무게를 우리가 직접적으로 느끼지는 않습니다. 조금 더부룩하고, 평소보다 무거운 정도라고만 느끼죠. 그것보다도 더 분명하게 우리가 무겁다고 표현하는 상황이 있습니다. 특히 30대 이상의 나이에서는 이런 호소를 누구나 하게 되는데요.

바로 ‘비’가 내리기 전에 몸이 뻐근해지면서 나른하고 무겁다는 호소를 하는 것입니다. 특히 50~60대 이상의 경우에는 흔히 '날궂이'라는 현상을 분명하게 호소합니다. 몸무게를 재보아도 딱히 kg의 변화는 없는데 왜 무겁다고 느낄까요? 이러한 느낌은 바로 '수분'의 정체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세포내부에 존재하거나, 혈액순환이나 림프순환 등의 통로를 통해 흡수, 순환, 배출되는 정상적인 수분은 중력의 영향을 받더라도 우리 몸에서는 이 수분의 무게를 사실상 느끼지 못합니다. 그러나 어떤 이유에서건 수분이 비정상적으로 세포나 혈관밖으로 다량이 나오거나, 정상적인 통로를 통해 흡수가 어려워지는 경우, 그때서야 우리는 이 수분의 무게를 느끼게 됩니다. 오히려 동일한 무게의 수분무게보다 더 무겁다고 느끼게 됩니다. 특히, 이런 수분의 정체는 혈액순환이 약해질 수밖에 없는 손발의 끝이나, 빈 공간이 있는 관절마디, 중력의 영향을 많이 받으며, 혈관의 구조가 복잡한 골반 및 하지 등에 집중되는 특성이 있습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혈”에 이어서 '수(水)'에 대한 설명을 안하고 넘어갈 수가 없는 것입니다. 꼭 '날궂이'가 아니더라도 평소에도 이러한 '수(水)'의 대사에 이상이 있는 경우가 제법 많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수(水)'의 이상에 대해서 좀 더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야기가 너무 삼천포로 가지 않도록 주의해야하는데 걱정입니다. 하고 싶은 이야기가 너무 많다보니 자꾸 옆으로 새는 느낌이 있더라도 여러분들의 많은 이해를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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