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3000여점 감정가 2조5000억~3조원 추정

[충청매일 제휴/뉴시스] 국립현대미술관이 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컬렉션을 기증 받을 전망이다.

14일 국립현대미술관 관계자는 “현재 삼성과 컬렉션에 대해 기증을 협의중이지만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이서현 리움 운영위원장·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이 지난 2월 국립현대미술관 후원회를 가입했고, 3월 과천 전시 관람을 했다"고 전했다. 이건희 차녀 이서현 이사장이 ‘이건희 컬렉션' 처리를 주도하고 있다는 관측이다.

미술관의 작품 소장은 개인 컬렉터와 기업, 갤러리, 작가와 유족 등의 작품 기증으로 이뤄진다. 반면 소장품 구입예산은 48억원 정도로 웬만한 현대미술품 구입이 어려운 상황이다. 현재 국립현대미술관 예산은 641억원이다.

미술계에서는 “국내 최고 미술관에 피카소 작품 한점도 없고 피카소 작품 한 점 가격도 안되는 예산으로 운영된다"고 지적하며 “‘이건희 컬렉션'이 국립현대미술관에 기증된다면 국립현대미술관 위상도 높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이건희 컬렉션' 감정은 시가감정을 끝내고 최종 보고서를 마무리중에 있다. 한국미술시가감정협회, 한국미술품감정연구센터, 한국화랑협회 미술품감정위원회가 지난해 12월부터 5개월간 감정을 진행했다.

미술품 감정계에 따르면 ‘이건희 컬렉션'은 문화재와 미술품 1만3천여점으로 최종 시가감정 총액은 2조5천억~3조원으로 추정했다.

파블로 피카소, 앤디 워홀, 사이 톰블리, 알베르토 자코메티 등 세계적인 작가들의 작품과 국보로 지정된 고미술·도자기가 즐비해 세계 10대 미술관 못지 않은 규모라는 평가다.

겸재 정선의 ‘인왕제색도'(국보 제216호)와 ‘금강전도'(국보 제217호), ‘청화매죽문 항아리'(국보 제219호), ‘달항아리'(국보 제309호), ‘청화죽문각병'(국보 제258호) 등 국보 30점과 보물 82점 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술품 감정을 한 감정위원은 “특히 국민화가 박수근 ‘농악', ‘나무와 두 여인', ‘빨래터' 등 90여점이 있어 놀랐다"며 “박수근 걸작이 ‘이건희 컬렉션'에 모여 있는게 다행이고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국립현대미술관측도 오는 11월 박수근 전시를 여는데 삼성의 협조가 절실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한편 삼성은 ‘이건희 컬렉션 기증'과 관련 미술계와 달리 말을 아끼고 있는 분위기다. 미술계가 국부 유출과 문화 향유권을 주장하며 ‘이건희 컬렉션 미술관 건립'을 내세우고, 상속세와 관련 미술품 물납제 도입을 추진하자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것에도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삼성 리움미술관 한 관계자는 “자칫 이재용 부회장의 사면과 연결시켜 왜곡된 억측과 해석으로 이어질까를 우려 신중한 분위기'라며 “내부에서도 ‘이건희 컬렉션'이 어떤 향방으로 추진될지 깜깜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상속세와 관련 미술품만 있는 것이 아닌데, 왜 컬렉션에만 집중됐는지 안타깝다는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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