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준 충북대학교 물리학과 교수

 

[충청매일] 충북 오창 다목적 방사광가속기 구축 사업의 예비타당성조사 결과가 조만간 나올 예정이라 관련분들의 긴장이 한층 고조된 상황이다.

다목적 방사광가속기란 짧게 표현한다면 ‘기존의 시설보다 우수한 성질의 X-선을 발생시키고 이를 이용해 신소재, 자연계에 존재하는 다양한 물질에 대해서 보다 세밀하고 유용한 정보를 얻어낼 수 있는 시설’이다. 세밀하고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는 분석은 물질분석 경쟁력을 향상시켜 산업경쟁력도 높이고 경제적 이익을 가져오며, 새로운 과학적 이해를 돕고 과학적 결과 임팩트를 향상시켜 연구경쟁력 향상에 기여한다. 이러한 가치들을 인정하기에, 전 세계에 이미 30여 군데의 방사광시설이 있음에도 오창의 차세대 방사광가속기급 성능을 가지는 방사광시설 구축 추진이 기술 강국들을 중심으로 10건이 넘는다.

‘X-선을 이용해서 무엇을 하지?’라는 질문은 물리를 전공했던 필자도 X-선을 사용해 보고 나서야 제대로 대답할 수 있게 됐다. X-선은 가시광선, 적외선, 테라헤르츠파, 라디오파처럼 전자기파이다. 전자기파는 물질을 만나게 되면 물질에 일부 흡수되며 투과하거나, 전자를 천이·방출시키거나, 산란되는데, 이러한 현상들을 관측하면 물질에 대한 정보를 얻게 된다. 방사광 X-선을 사용하면, 경우에 따라 다른 방법으로는 얻지 못하는 중요한 정보를 얻는다. 예를 들어 (1)결정 및 원자 간 구조에 대한 정보를 경쟁력있게 얻으며, (2)원자, 분자에 들어차는 전자들의 에너지준위 및 전자 채워짐 정도에 대한 정보를 구해서 원소종류, 분자상태, 화학결합상태, 자성상태, 산화상태를 알 수 있으며, (3)비파괴적으로 내부 구조물을 기존의 장비들보다 정확하게 들여다 볼 수 있다. 단순 계산으로 전세계 방사광시설들을 이용한 연구결과는 매년 5만여건으로 예측되는데, 이는 나열하기 어려울 정도로 매우 많은 분야의 응용·활용이 방사광시설들에서 이뤄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활용 관련 통계에 가려지는 중요한 사실은 ‘국내의 방사광 활용의 많은 대상은 산업 관련 소재’이다. 기업체가 직접 방사광 X-선을 사용해 연구하는 경우가 상대적으로 적은 것 뿐이지, 방사광 X-선을 주로 활용하고 있는 학교, 연구소의 연구 주제들의 많은 부분이 산업 관련 신소재들이다. 즉, ‘방사광 X-선을 활용한 국내 연구의 많은 부분은 산업 경쟁력을 갖추는데 필요한 핵심 신소재들이다’라고 할 수 있다.

X-선 활용의 장점이 잘 정리되어 있음에도, X-선 분석에 익숙하지 않은 기업체들에서는 X-선을 활용한 분석의 가치를 대부분 모르고 있다. 기업체들에 활용 분야를 제대로 인식시켜주고 이들이 활용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드는 것은 다목적 방사광가속기 시설의 성공적인 구축과 운영에 있어 매우 중요한 일이라 강조하고 싶다.

충북 오창 다목적 방사광가속기의 성공적인 구축과 운영은 포항의 시설과 시너지를 내면서 방사광 활용의 극대화를 이루는 것이며, 이를 통해 관련된 분들은 소임을 다하고 있다는 뿌듯한 확신을 가질 것이며, 나아가 국내의 많은 분야에서 경쟁력이 높아지는 보다 밝은 미래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충청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