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통대학교
행정학부 명예교수

[충청매일] 역설은 한자로 표현하면 서로 대립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역설(逆說)이라 하면 ‘어떤 주의나 주장에 반대되는 이론이나 말’을 의미하고, 이러한 의미에서 역설적으로 이야기하면 종종 어떤 주장이나 이론이 겉보기에는 모순되는 것 같으나 그 속에 중요한 진리가 함축하여 있는 것을 의미한다. 한편 역설(力說)은 ‘자기의 뜻을 힘주어 말함. 또는 그런 말’을 의미한다. 말을 잘하는 사람은 역설적(逆說的) 주장을 역설(力設)한다.

최근 서울시장과 부산시장 선거에서 야당이 압도적인 승리를 하였다. 이에 대하여 야당을 총괄적으로 지휘한 김종인 전 국민의 당 비대위원장은 ‘야당은 여당의 실패를 먹고 산다고 한다’고 하고 있다. 이 역설적인 말에는 여당이 잘하면 야당이 잘한다고 해도 이기기가 어렵다는 말을 포함한다.

4·7 재보선에 대하여 더불어민주당 2030 의원의 입장문 발표에 대하여 소위 ‘문빠’라 하는 열혈 당원들은 이들을 ‘초선오적’으로 몰아세우고 있다. 이들은 정권 창출에 크게 기여하였지만, 역설적으로 이들의 목소리가 커질수록 문재인 대통령과 여당에 대한 지지율이 떨어지는 역설적 현상을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모습은 코로나 19의 와중에도 식지 않은 열혈 박근혜 지지가 커질수록 보수나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더 커지는 것과 같다. 그러나 재보선 이후 여야 정치판만은 역설이 가지는 논리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전략적으로 기업을 경영하는 방법은 기회를 자기가 가진 강점을 극대로 활용하여 성장하는 전략을 요구한다. 이것보다 더 전략적인 것은 역설적으로 위기를 기회로 바꾸어서 대응하는 방법이다. 백종원의 골목식당에서는 성공하여 돈을 벌려면 고객에게 아낌없이 많이 주라고 한다. 적게 주고 비용을 줄이기 위해서 반찬을 재활용하는 것은 망하는 지름길이다.

삼국지를 보면 많은 전투에서 역설적인 전략인 ‘이기려면 져라.’ 라는 전략을 사용한다. 삼국지 전투에서 전략이 약한 측에서는 정공법으로 싸움하다가 지는 척 후퇴를 하다가 기습하는 전략을 취한다. 많은 경우 우월한 지위에 있는 편은 그것이 술책이라는 것을 인식하면서도 대응하지 못한다.

코로나 백신은 역설의 대표적 사례이다. 코로나 백신은 코로나19에 걸리지 않기 위해서 죽은 항원을 주입하여 코로나19에 걸리도록 한다. 보다 근본적으로 인류는 코로나 팬더믹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코로나와 싸우기보다는 코로나 바이러스가 인류에게 해를 끼치지 않고 생존할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할 것이다. 환경론자는 이러한 역설적 전략의 필요성을 주장한다.

종교는 사랑을 받으려면 남을 사랑하라고 하고, 나를 찾으려면 해탈하여 나를 버리라고 한다. 기업에서는 성공하려면 실패하라고 하고, 건강을 찾으려면 많이 먹기보다 적게 먹으라고 한다. 이러한 역설을 바탕으로 한 변증법적인 변화가 개인, 사회, 기업, 국가 발전의 기본 논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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