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 놀이동산이다!”

부산에 살고 있는 여섯 살배기 조카녀석이 청주에 오자마자 내지른 감탄(?)이다.

조카눈에 보인 놀이동산은 실제 러브호텔을 두고 한 말이다. 이뿐이랴.

청주를 처음 방문한 사람들의 소감은 러브호텔들이 가히 엽기적인 청주명물(?)이라고 따끔한 우스갯소리를 한 적도 한두번이 아니다.

평상시에 자주 보이지 않는다면 별 관심을 가지지 않았을텐데, 공교롭게도 최근에 이사한 곳이 근처 아파트. 오고가며, 아파트에서도 훤히 보이는 러브호텔이라고 하는 숙박업소들이 여간 신경쓰이는 것이 아니다. 밤이면 마치 휘황찬란한 관광지에 온 것 같은 생각이 들 정도다. 더욱 가관인 것은 러브호텔 주변으로 아파트 단지와 원룸, 일반주택이 경쟁하듯이 세워지고 있다는 점이다. 또 올해부터 문을 연 모 중학교가 러브호텔들 근처에 자리잡게 되어 아이들의 시선이 어디로 갈지 우려되기도 한다. 그럴 때면 이사하기 전에 주변의 환경을 미처 고려하지 못한 나의 잘못을 질책하면서 아이의 교육환경과 주거환경 때문에 당장 다른 곳으로 이사하고 싶은 생각이 굴뚝같다.

이런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이 어디 나 혼자뿐이겠는가. 어수선한 머리속을 정리하다 보니 ‘도시계획이 무계획적’이라는 것으로 결론지어 진다. 주민들의 삶의 질을 신중하게 고려한다면 숙박업소 및 유흥업소와의 구역은 명확하게 선을 그어야 되지 않을까.

해를 넘기면서까지 자치단체와 싸우고 있는 고양시 주민들의 러브호텔 난립반대 싸움이 새삼 피부에 와닿는다. 얼마전 주민설문조사까지 했다는데, 러브호텔과 유흥업소를 반대하는 이유로 교육환경 침해, 쾌적한 주거환경 침해, 퇴폐향락문화 조장, 집값하락순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결국 재산권보다는 교육환경이나 주거환경에 더 큰 비중을 두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교육도시·환경도시로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청주시는 과연 고양시에 비해 얼마나 잘하고 있다고 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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