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통대학교
행정학부 명예교수

[충청매일] 통계청은 2020년 합계출산율은 0.84명으로 사상 최저를 기록하면서 출생아 수가 30만명대 이하로 내려왔다고 한다. 출생아 수가 40만명 이하로 떨어진 뒤 5년도 되지 않아서 기록 경신을 하고 있다. 통계청이 30대 초반 여성 인구의 증가로 2028년까지 합계출산율이 증가할 것이라고 낙관하나 예상대로 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 의하면 출산하지 않는 주된 이유로 미혼자의 44.7%, 기혼자의 37.4%가 경제적 어려움을 지적하고 있다. 이외에 기혼자는 ‘양육비와 교육비 부담’(25.3%),‘아이 없이 생활하는 것이 여유롭고 편해서’(11.9%), ‘아이 키울 주거환경’(10.3%), ‘아이 돌봄 시설 및 서비스’(8.3%), ‘일 때문에’(4.0%), ‘아이가 생기지 않아서’(2.2%)라고 응답하였다고 한다.

이들을 보면 개인의 이기적 생각이라 할 수 있는 ‘아이 없이 생활하는 것이 여유롭고 편해서’라고 응답한 비율은 10% 수준에 불과하고 절대다수가 아이를 낳아서 기를 수 있는 환경과 여건이 되지 않아서라고 응답하고 있다.

이러한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서 지난 4년간 128조원을 쓰고 올해만 46조원의 국가 예산을 편성하고, 대통령 소속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를 구성하여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기혼이나 미혼의 젊은 층이 위원회 사이트에 들어가서 내가 받을 수 있는 확정된 혜택이 무엇인지를 보면 양육수당으로 매달 30만 원을 받는 것뿐이다. 정부는 신생아 한 명당 1억원에 해당하는 국가 예산을 편성하였다고는 하나 신혼부부에게 직접 지원하는 예산은 OECD 평균에 비교할 바가 못 된다.

정부나 우리 사회는 앞으로 저출산이 가져오게 될 재난 수준의 위기를 머리로 인식하지 못하고 입으로만 지난 10여 년간 되뇌고 있다. 투기로 아파트 가지고, 권력을 가진 관료와 국회의원들은 8평 임대 주택을 공급하면서 그곳에서 신혼생활과 신생아를 낳아 기르면 행복하게 될 것이라면서 행복주택이라고 이름을 지어 주었다. 국·공립 어린이집과 유치원 확대를 이야기하지만, 부모가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 보내는 것을 왜 꺼리는지, 임신으로 경력 단절이 가져오게 되는 것이 여성의 삶에 어떠한 의미를 가지는지 가슴으로 생각하는 사람은 없는 듯하다.

지금과 같이 혈세 보조금을 받는 이익집단에 영합하는 위정자와 국회의원이 있는 한 100조원의 예산을 반영해도 젊은 사람들로 하여금 비혼이나 딩크(DINK)족으로 남겠다는 생각을 바꿀 수는 없을 것이다.

국가뿐만 아니라 사회 전체적으로도 저출산의 위기를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TV프로에 ‘미운 우리 새끼’,‘나 혼자 산다’, ‘박원숙의 같이 삽시다’, ‘불타는 청춘’은 청년, 중년, 노년 할 것 없이 혼자 사는 것을 간접적으로 조장하고 있다.

아이는 누가 낮고 누가 기를 것인가? 이 어려움 속에서도 아이를 낳고 아이를 가진 우리 며느리들의 용기에 찬사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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