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매일] 2016년 전국을 떠들썩하게 한 부산시 해운대구 초고층 엘시티(LCT)아파트는 ‘특혜 끝판왕’이라는 오명을 갖고 있다. 환경저해와 불법난무한 부동산 특혜 등의 이유로 부산시민들이 강력하게 반대했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완공됐다.

예상대로 해운대 절경을 해치는 부동산 괴물이 됐으나, 그 안에 살고자 하는 사람들이 넘쳐 입주를 위해 수억원대의 프리미엄을 줘야 한다. LCT 아파트는 부자들의 상징이 됐다.

당시 이영복 해운대 엘시티 시행사 실소유주는 수백억대 비자금 조성과 횡령 혐의로 실형을 살고 있다. 이 회장은 건축허가를 받기 위해 주로 고위 정관계 인사들과 접촉하면서 스폰서를 자처하거나 로비를 전방위로 벌인 인물로 알려져 있다.

어느 정도 로비를 벌였는지, 이 회장이 사업권을 따낸 이후 해안가와 맞닿아 주거시설이 금지됐던 중심지미관지구는 일반미관지구로 부지용도가 변경됐고, 부산시는 2009년 12월 도시계획심의위원회에서 해운대 관광리조트에 주거용 아파트가 들어설 수 있도록 승인했다.

시민단체를 비롯한 환경 전문가들은 해운대 LCT 사업 시행 초기부터 특혜와 편법으로 둘러싸였다는 이유로 반대하고 나섰지만 각종 규제는 하나둘 풀려갔다.

LCT는 인허가 과정에서 교통영향평가와 환경영향평가 항목이 빠지는 것은 물론 바다 조망권을 해치지 않도록 관광시설용지 건물높이를 60m로 제한했던 규제마저 중심지 미관지구 지정을 해제하면서 101층짜리 고급 아파트와 7성급 레지던스 호텔로 탈바꿈했다. 

LCT사업의 특혜의혹과 관련해 행정 소송과 검찰 수사를 촉구했던 부산시민단체는 특혜로 시작해서 특혜로 끝났을 정도로 특혜의 끝판왕이라고 말했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도저히 진행할 수 없는데도 이 회장은 신과 같은 능력을 발휘해 규제를 하나씩 풀어간 것이다. 당시 부산에서 이 회장의 로비영향력은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고 알려졌다.

윤일성 부산대 사회학과 교수는 2012년 ‘해운대 관광리조트의 도시정치학’ 논문까지 발표하며, 이 사업은 탐욕과 불의, 그리고 공모가 결탁한 대표적인 도시개발사업으로 평가될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부산참여자치연대와 부산환경연합을 비롯한 시민사회단체들은 행정소송를 벌였고 2010년 수사의뢰를 하면서 부산지검에서도 LCT 수사를 진행했다. 하지만 2011년 혐의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부족하다며 무혐의로 결론이 났고 2012년 LCT 내부자 고발로 진행됐던 두 번째 검찰 수사에서도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전형적인 정관계유착을 밝혀내지 않고 유야무야 덮어준 셈이다. 이렇게 묻히는가 싶었던  LCT 특혜의혹이 국민의힘 부산시장 박형준 후보로 인해 다시 수면위로 올라왔다. LCT 특혜의혹을 밝혀낼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실제 박 후보는 LCT와 관련해 수많은 의혹을 갖고 있다.

박 후보 일가가 이 어마어마한 아파트를 두채나 소유하고 있는 것도 의혹이며 부인 화랑의 조형물이 LCT 광장에 설치됐다는 것은 어떻게 납득해야 할지 의문이다.

만약 박 후보가 시장이 된다면, 국가를 개인의 수익모델로 인식한 이명박 전 대통령이 오버랩되지 않을 수 없다. 늦었지만 수사기관은 LCT 아파트가 전형적인 정관유착 부동산특혜였다는 의혹을 밝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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