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미선 청주시립도서관 사서]모든 기록은 의미를 지닌다. 그 의미들이 모여 의지를 이루고, 그 의지가 모이면 삶이 바뀐다.

이 책이 하고자 하는 가장 중요한 말인 것 같다. 모든 기록은 쓸모가 있다. 참 맞는 말인 것 같다. 또한 이 책은 우리에게 ‘기록’이라는 말을 강조한다. 책은 ‘기록’ 하지 않는다. 책은 보통 집필되거나 출판된다. 전업 작가가 아닌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집필이나 출판은 너무 먼 이야기이다. 사람들이 글을 쓰는 것을 두려워하는 가장 큰 이유가 아닐까 싶다. 그리고 우리가 꼭 알아야 할 것 하나는, 전업 작가가 아닌 사람들이 쓴 책들 중에는 책을 쓰는 것을 목적으로 시작하지 않았던 기록들이 모여서 책이 된 것들도 많다는 것이다. 우리의 기록들이 모여 한 권의 멋진 책이 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이 책의 작가는 마케터이다. 마케터는 대상을 광고하는 것을 직업으로 삼은 사람들이다. 새로운 시선, 창의력이 가장 많이 요구되는 직업 특성이기도 하고, 작가 개인의 특성이기도 하겠지만 이 책의 작가 이승희 마케터는 영감이라는 말을 굉장히 자주 사용하고 강조한다. 이 책은 영감이라는 것은 꼭 새로운 무언가를 만들기 위해서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우리가 매일 살아내는 이 일상을 조금 더 다채롭게 만들어 주는 좋은 재료라는 것을 알려준다.

‘기록의 쓸모’ 는 크게 세 챕터로 나뉜다. ‘1장, 기록의 시작', ‘2장, 기록의 수집’, ‘3장, 기록의 진화’. 물론 모든 챕터가 의미 있고 재미있었지만, 필자는 개인적으로 현대인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1장 ‘기록의 시작’ 부분이 아닐까 생각한다. 기록을 수집하는 다양한 방법도 좋고, 조금 더 나아가 자신만의 기록 방식을 만들고 기록 자체가 삶의 한 부분이 되는 것도 물론 좋다. 하지만 그 이전에 기록한다는 행위 자체가 우리에게 아직 너무 멀리 있는 듯하다. 우리가 기록한다는 것 자체에 조금 익숙해질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도 버거울 정도로 빠른 발전 속도를 보여주는 우리들의 21세기이다. 나의 삶을 차곡차곡 살아간 그 기록을 남긴다는 것은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대단한 일일지도 모른다. 어쩌면 그 기록만으로도 많은 것들이 바뀔지도 모른다. 살아왔던 인생들에 감사해질 수도 있고, 살아내는 순간순간이 신중해질 수도 있고, 살게 될 수많은 순간들이 기대될 수도 있다. 모두의 삶은 그 자체로 충분히 가치가 있다.

1년이 넘게 이어져가고 있는 코로나로 인해 지치고 고단한 요즘, 그래도 오늘의 내가 느낀 것들이나 본 것들을, 혹은 오늘 하루를 멋지게 살아낸 나의 삶 자체를 기록해보는 것은 어떨지... 길지 않아도 좋다 기록한다는 것이 중요하다. 오늘의 기록과 그 기록에서의 영감으로 인해 조금 더 멋질 내일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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