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옥 청주시립도서관 사서]행복의 기억을 영원히 간직하는 방법 중의 하나는 글쓰기다. 사진이나 영상으로 기록을 남겨두는 것도 좋은 방법이긴 하지만 당시의 감정을 세세히 묘사하지는 못한다. 그때 어떤 마음을 간직했는지, 얼마나 즐겁게 반짝였는지를 기록할 수 있는 것은 글밖에 없다.

오늘은 이런 글쓰기를 통해 삶을 가득 채워나가는 작가와 책을 소개해 보고자 한다.

2017년 푸른솔문학회 신인문학상을 수상하며 수필가로 등단한 김경숙 작가는 딸로 아내로 엄마로 직장인으로서 여러 가지 역할을 하며 바쁘게 사는 중에도 틈틈이 고개를 돌려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바라보며 느꼈던 감정들을 나누며, 언젠가는 사람의 마음을 맑게 하는 글을 쓰고 싶다던 어릴 적 꿈을 펼치게 된다.

김경숙 작가 자신이 주인공이 되어 쏟아낸 독백의 글로 엮인 첫 번째 수필집 『장부 달고 밥먹는 아이들』은 크게 7부로 나누어져 있으며 〈도서관에서의 하룻밤〉, 〈추억이 머무는 곳〉, 〈딸을 위한 기도〉, 〈개를 업은 여인〉, 〈추억을 노크한 점심시간〉, 〈보름달을 바라보며〉 등 49개의 주옥같은 작품으로 구성되어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몸과 마음이 모두 얼어붙은 요즘, 추운 마음을 따뜻하게 데워주는 책이다.

본문 중<p.149> “나이가 들면서 오래도록 옆에 남는 친구가 그리웠다. 이제 새로움으로 다가온 수필이라는 친구가 있어 행복하다. 마음을 열고 내면의 감정과 느낌을 표현할 수 있어 기쁘다. 삶을 반성하며 남은 인생길에 마르지 않는 화양구곡의 물과 같은 감성이 충만하게 넘치면 좋겠다.”

본문 중<p.207> “나도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사람의 마음을 위로하고 용기를 줄 수 있는 솔직하고 담백한 글을 쓰고 싶다. 기꺼이 친구가 되어줄 수 있는 글을 쓰고 싶다. 때로는 더없이 상냥하고 강건한 글을 쓰고 싶다. 자신이 하는 일에 열정을 갖게 할 수 있는 글을 쓰고 싶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글을 쓰고 싶다.”

뭐든지 빠르고 급박하게 돌아가는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는 나 ‘자신’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글쓰기를 통해 내면의 감정과 느낌을 표현할 수 있어 기쁘다는 작가처럼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과거의 나, 현재의 나, 미래의 나를 만날 볼 수 있는 글쓰기의 힘을 경험해보는 것은 어떨까? 불안하고 어수선한 요즘, 글쓰기라는 가장 아날로그적 행위를 통해 마음의 안정과 긍정적인 힘을 느껴보길 권한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충청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