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매일] 선거가 시작되면 후보자들은 자신을 홍보하기 위한 선거운동에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쏟아 낸다. 그들은 선택의 갈림길 앞에 선 유권자들을 자신의 길로 한 발짝 더 다가서게 만들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다. 일부는 유권자의 관심을 사로잡기 위해 학연·지연·혈연 등으로 달콤하게 코팅한 모습을 뽐내기도 하고, 일부는 금전 제공 등으로 억지 인연을 만들기도 한다. 이러한 억지 인연은 거리에 낮게 깔린 안개와 같아 유권자의 시야 확보를 어렵게 만든다. 뿌연 세상에서 어느 쪽으로 눈을 돌려야 현명한 판단을 할 수 있을까.

투표안내문과 함께 집집마다 발송되는 선거공보에는 후보자들의 과거의 행적, 정치 신념 그리고 유권자와의 약속이 담긴다. 대부분의 후보자들이 공약 연구에 많은 노력을 들이면서 지역 발전을 견인할 내실 있는 공약을 제시하지만 당장의 득표에 눈이 멀어 단기간에 실적을 낼 수 있는 공약, 실현 불가능한 헛공약의 유혹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후보자들도 있다. 껍데기뿐인 공약들로 승리를 거뒀다면 잠깐의 기쁨은 맛볼지언정 유권자들이 원하는 지역 발전은 물거품이 된다. 또한 겉만 번지르르한 공약은 실천하기에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어 공약 이행률이 현저히 떨어지게 되어 장기적으로는 당선인 본인의 발등을 찍게 된다.

유권자는 후보자가 제시한 공약이 구체적인지, 사업비와 현실 등을 고려한 실현 가능한 공약인지, 단기간의 업적 실현에 급급한 공약이 아닌지 등을 날카롭게 판단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한 후보자를 향한 무조건적인 지지와 사랑을 경계하는 중립의 자세와 허무맹랑한 정책만 외치는 후보자에게 단호히 등을 돌려버리는 냉정한 자세가 전제돼야 한다. 진정성 있는 공약이 중심이 돼 후보자를 평가할 때 비로소 양자 사이에 자욱하게 껴 있던 안개가 사라지게 된다.

2021년 4월 7일, 충북도 보은군에서 도의원재선거가 실시된다.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치러지는 두번째 재선거다. 이번 선거에서는 선거공보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운영하는 정책·공약알리미 사이트(policy.nec.go.kr)를 통해 각 후보자의 공약을 꼼꼼히 비교·분석해 실현 가능하고, 우리 지역 실정에 맞는 공약을 내세운 후보자에게 투표로써 우리의 호감을 표현해보자. 잘못된 기준으로 후보자를 선택했던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 내고, 우리의 미래 세대까지 이어지는 단단한 정책선거의 고리를 완성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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