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9일까지 덕수궁 ‘박래현, 삼중통역자’ 순회전

김기창 作 ‘화가 난 우향’.
김기창 作 ‘화가 난 우향’.

[충청매일 김정애 기자] 지난해 미술계 화제를 모았던 덕수궁 ‘박래현, 삼중통역자’ 전시가 청주로 내려온다. 20세기 한국화단을 대표하는 미술가 우향 박래현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작가의 삶과 예술세계를 재조명한 전시다.

국립현대미술관(MMCA, 관장 윤범모)은 ‘박래현, 삼중통역자’ 전시를 덕수궁에서 종료하고, 26일부터 오는 5월 9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청주에서 순회전을 개최한다.

청주는 박래현과 특별한 인연이 있는 지역이다. 박래현의 삶과 예술이 영원한 잠에 든 장소이기 때문이다.

평생 삶과 예술의 여정을 함께 했던 운보 김기창은 박래현과 사별 후에 어머니의 고향인 청주로 내려가 ‘운보의 집’을 짓고 박래현과의 추억을 기리며 여생을 보냈다.

이번 전시는 국립현대미술관 청주 미술품수장센터에서 첫 번째로 열리는 근대미술 전시라는 점에서도 큰 의미가 있다.

순회전이지만 청주에서만 새롭게 선보이는 작품도 있다.

김기창이 그린 박래현의 이색적인 초상화 ‘화가 난 우향’(1960년대)이다.

청각장애를 지닌 유명 화가의 아내이자, 네 자녀의 어머니, 그리고 예술가로서 어느 것도 털어내기 어려웠던 박래현의 삼중의 삶을 압축적으로 담아낸 작품이다.

집안일을 마친 밤 시간에야 작업에 몰두할 수 있었던 박래현을 김기창은 ‘부엉이’라고 불렀는데, 늘 깨어있었고, 고단했고, 무척 예민할 수밖에 없었던 박래현에 대한 그의 예리하면서도 애정어린 시선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박래현, 삼중통역자’ 순회전은 덕수궁과 동일하게 1부 한국화의 ‘현대’, 2부 여성과 ‘생활’, 3부 세계 여행과 ‘추상’, 4부 판화와 ‘기술’로 구성되며, 청주의 전시공간에 맞추어 압축적으로 전시된다.

이번 전시에서 관람객은 박래현의 일생과 예술을 담은 영상을 먼저 접하고, 이후 전시실에서 작품을 감상해 그의 작품 활동 및 생애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수 있도록 했다.

한편, 전시 기간 중에 2층 쉼터 ‘틈’에서는 관람객을 위한 연계 프로그램인 ‘태피스트리 제작 워크숍’이 진행된다.  박래현 태피스트리 작품과 연계해 ‘관람객 상설 체험 워크숍’과 청주 지역에서 활동하는 이선희 작가와 ‘작가와 함께하는 워크숍’을 선보인다.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장은 “청주에서 새롭게 선보이는 작품을 비롯해 지역작가 및 청주시민들과의 호흡을 보다 강화했다”며 “박래현과 김기창의 삶과 예술이 잠든 청주에서 빛나는 업적을 남긴 박래현 예술을 재조명하는 중요한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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