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청주우편집중국장
수필가

[충청매일] 가수 영탁이 부른 ‘막걸리 한잔’이란 노래가 2020 트로트열풍에 일조하며 유행하자 막걸리가 새롭게 조명되고 대중들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다.

막걸리는 우리나라 전통술의 하나로 막 걸러낸 술이라고 하여 막걸리라고 하였다고 한다.

색깔이 탁하여 탁주나 탁배기, 농사를 지을 때 먹는 술이라고 하여 농주, 거르는 과정에서 찌꺼기가 남은 술이라고 재주, 신맛을 없애기 위해 재를 섞는다고 하여 회주라고 하는 등 이름도 여럿이다.

막걸리하면 어릴 때부터 들어온 이름이고 전통적으로 농사지을 때나 시골에서 즐겨 마시는 술로 인식되어 친근감이 있고 고향 같은 향수가 있다.

예전에 대통령이나 고위 인사가 농촌에서 농부들과 막걸리잔 들이키는 장면은 이미지 관리를 떠나 아름다운 모습으로 회자되고 있다.

몇 해 전부터 막걸리가 건강에 좋다고 하여 각광을 받다 전년도에 ‘막걸리 한잔’의 노래가 국민들의 심금을 울리며 다시 인기를 모으고 있다.

애주가인 필자도 언젠가부터 다른 술보다 막걸리를 선호하고 있는데 부담이 적고 맛이 있으면서 고향의 향수를 느끼기 때문이다. 가끔 집에서 아내하고도 한잔씩 하는데 아이들 이야기며 이런저런 얘기를 주고받다보면 정도 나고 재미있다.

퇴직 후에는 친구들하고 분평동 친구농막에서 즐겨 마시고 있는데 코로나 시대에 안성맞춤이다.

친한 친구들끼리 모여앉아 술잔을 기울이며 학창시절 무용담에서부터 세상사는 이야기와 자녀들 자랑까지 이야기꽃을 피우다보면 어느새 하루해가 짧고 다음날을 약속하게 된다.

세상에 태어나서 막걸리를 처음으로 맛 본건 고등학교 진학하던 해 어느 날 고향친구들과 화투놀이 하고서였다. 그때 필자는 배고픈데 과자나 빵을 먹자고 하니까 친구들은 전에도 마셔본 듯 막걸리가 맛있다고 하며 아랫마을 주막으로 끌고 갔다.

친구들이 먼저 차례대로 한 대접씩 시범을 보이며 마시고는 마지막으로 따라주어 어쩔 수없이 마셨는데 곧바로 세상이 빙글 빙글 도는 듯 어지러웠고 그 야릇한 기분은 지금도 잊을 수 없다. 그 후 고등학교 진학해서 친구 자취방에서도 마시고 튀김집이나 빵집 별실에서 몰래 마신 추억은 입가에 미소를 자아낸다.

정부에서는 한때 가정에서는 막걸리를 담지 못하도록 하기도 했고 쌀이 부족해 양조장에서 쌀 막걸리를 제조하지 못하도록 했었다. 그러다 1977년 가을 입사 초년시절 쌀 막걸리가 나온다해 당일 들뜬 기분으로 선배들과 쌀 막걸리를 마신추억 또한 아련하다.

막걸리의 역사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고 있으나 삼국시대 이전부터 있었다는 이야기도 있고 우리나라만 있는 게 아니고 세계 각 나라마다 비슷한 종류의 술이 있는 듯하다. 1980년대 중반 태국에 있는 아태우정연수소에 연수 중에 다른 나라 친구들과 마신 적이 있는데 자기네들 나라에도 있다고들 했다.

막걸리의 효능은 여러 가지로 알려져 있는데 대체로 항암, 피부미용, 피로회복, 변비예방, 면역력강화, 혈관건강, 간 기능에 좋다고 알려지고 있다. 물론 소량을 적당히 마셨을 때 이야기로 사료된다.

막걸리는 서민들 애환을 달래주고 함께해온 우리전통술로 향수를 느끼고 친근한 맛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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