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통대학교
행정학부 명예교수

[충청매일] 대중가수 나훈아가 추석에 ‘2020 대한민국 어게인’으로 어려운 시절에 삶을 다시 생각하게 하는 시간을 주었다. 15년 만의 TV 출연인 만큼 가왕이 살아있다는 것을 보여주었고, 침체한 트로트의 부활에 불을 집혔다. JTBC의 ‘18 어게인’은 이혼 직전에 18년 전 리즈 시절로 돌아간 남편 이야기를 바탕으로 망가진 관계를 바로잡는 회복 드라마를 보여주었다.

최근에 새로운 콘셉트으로 방영되고 있는 TV 조선의 ‘우리 이혼했어요’는 이혼한 부부가 다시 만나 한 집에서 생활하는 모습을 리얼리티하게 보여주고 있다. 여기에서는 오해와 애증을 함께 보여주면서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을 주고 있다.

2017년 발표된 이해날의 장편 소설‘어게인 마이 라이프’가 웹툰에서 다시 부활하고 있고, 올해 개봉한 영화 ‘어게인’은 힐링을 전하는 메시지를 담은 청춘영화로 조연출만 10년째인 주인공이 다시 꿈을 향해 나아가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다시 또 다시의 열풍은 제87회 아카데미 시상식 주제가상 후보작까지 오른 2013년 작 비긴 어게인(Begin Again)을 다시 조명할 수 있게 하고 있다.

JTBC의 리얼리티 음악 프로그램 비긴 어게인은 국내 정상 뮤지션이 해외와 국내에서 버스킹을 하면서 코로나19로 멈춰버린 평범한 일상에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대한민국 국민들을 음악으로 위로하고자 한다.

같은 회사의 ‘싱어게인’은 세상이 미처 알아보지 못한 재야의 실력자, 한땐 잘 나갔지만, 지금은 잊혀진 가수들이 대중 앞에 다시 설 수 있도록 돕는 오디션 프로그램이다. 이름 대신 번호로 불리는 가수들이 또다시 탈락하는 아픔을 보여주지만, 다시 기회를 얻고 있는 가수들의 모습은 많은 것을 생각할 수 있게 한다.

실패하였던 사람이 다시 시작하는 것은 아름다운 것이다. 그러나 아름답지 못한 것도 있다. 정치하지 않겠다고 선언하였다가 선거철만 되면 병이 도져서 다시 출마하겠다고 궤변을 늘어놓는 정치인이나, 인사청문회에서 과거의 잘못을 사과 한마디로 면피하고 다시 권력자가 되겠다는 사람을 보면 아름답지 않다.

인간의 삶에 있어서 성공보다는 실패하는 사람이 더 많다. 벤처창업자의 95%는 실패를 하고, 창업의 절반이 넘는 식당 창업도 실패 확률이 90%를 넘는다. 바람직한 사회는 이러한 실패를 인정하고, 실패한 사람이 다시 일어설 기회를 제공하는 사회이다.

IMF와 같이 코로나19는 많은 사람을 좌절과 어둠 속으로 몰아넣고 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이들이 다시 일어설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주는 것이다. 좌절, 가난, 질병, 고독, 소외상태는 희망의 위로가 없다면 견딜 수 없다. 권력도 없고, 가진 것도 없는 사람에게는 빵보다 희망이 더 필요하다고 한다. 그 희망이 없이는 코로나 19를 이길 수 없다. 2021년 신축년 소띠 해에는 다시 일어서는 ‘어게인 코리아’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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