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통대학교
행정학부 명예교수

[충청매일] 1992년 페니 마샬 감독에 톰 행크스, 지나 데이비스 및 그 유명한 마돈나가 출연한 “그들만의 리그(A League of Their Own)”란 영화가 있다.

제2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미국의 전미 여자 프로 야구를 내용으로 한 영화다. 제2차 대전으로 남자 야구 선수들이 입대하면서 프로야구가 사라질 위기에 처하자 구단주들이 야구 부흥을 위해 여자 리그를 출범시켰다. 그러나 당시 “여자가 무슨 야구냐”라는 인식이 팽배하여 인기를 끌지 못하였고, 전쟁 후 남자 선수가 돌아오면서 여자 야구는 폐지되었다. 영화는 여자 야구가 폐지되기 전까지 모두의 리그가 되지 못하고 구단주와 여자 선수들만의 리그를 코미디 형식으로 보여주고 있다.

소설 삼국지를 영웅전이라고 한다. 20만, 50만 대군이 있다고 하나 전쟁은 항상 몇몇 영웅들의 열 합도 되지 않는 싸움으로 장수의 목이 날아가면 그 많은 대군은 조족지혈이 되어 사라진다. 부모와 자식을 떠나 낯선 땅에서 싸우다 사라져 버린 군사들은 없다. 영웅들만의 리그가 재미는 있지만, 그들이 가끔 이야기하는 백성의 삶은 영웅 싸움의 도구이고 명분으로만 존재한다.

지금의 정치판을 보면 “그들만의 리그”와 같이 소수인의 코미디가 되어 가고 있고, 삼국지처럼 백성도 군사도 없이 소수 집단의 권력 싸움으로 변하고 있다.

유전무죄 무전유죄의 억울한 서민의 삶을 제자리로 되돌려야 하는 검찰 개혁의 소리는 사라지고 공수처법이 검찰 개혁인 양 몰아붙이고 있다. 공수법은 소수의 가진 자들과 관련된 법이다. 감찰의 대상자. 공수처를 움직이는 사람, 기소권을 놓지 않으려는 검사라고 해야 몇천 명에 불과하다. 권력을 가진 소수 집단은 자신들을 대리하여 추미애 장관과 윤석열 총장을 장수로 만들어서 대리전을 펴고 있다. 정권을 유지하고자 하는 사람들과 대통령 병에 걸린 사람들이 겨루는 리그를 편이 갈라진 매스컴을 통하여 국민들은 근 1년 동안 억지로 관람하고 있다.

그 싸움에 국민은 없다. 지금 국민은 코로나19로 매출액이 없어서 폐업해야 하는 소상공인과 취업의 일자리를 걱정해야 하는 취준생이나 전셋돈이 없어 결혼하지 못하는 사람들로 바뀌었다. 이들에 있어서 추미애 장관과 윤석열 총장의 싸움으로 대변되는 정치판은 권력에 눈먼 가진 자들이 펼치는 그들만의 리그일 뿐이다. 지금 많은 사람은 무엇이 검찰 개혁인지 알지 못한다. 검찰개혁 위원회 위원들만이 알고 있을 뿐 무엇이 바뀌어야 하고, 어떻게 바꾸고자 하는지 알지도 못하는 국민에게 정치판은 서로 자기편을 위하여 손뼉을 치라고 한다.

영화 “그들 만의 리그”와 소설 삼국지는 그것을 보고 읽는 사람에게 재미라도 주지만 추미애 장관과 윤석열 총장 간의 싸움은 코로나 19로 찌든 삶을 더욱 짜증 나게 할 뿐이다. 국민 모두가 영웅인 시대에 국민들은 ‘그들만의 리그’가 아닌 ‘우리들의 리그’에서 승리를 하는 것을 보고 싶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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