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청주민예총 사무국장

 

[충청매일] 봄부터 시작된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해 세계가 감염병 공포에 휩싸였다. 여름을 지나 주춤하던 바이러스는 겨울이 되자 재확산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인류를 공포로 몰아넣고 있는 바이러스는 죽음의 두려움을 넘어 하루하루 살아가는 일상의 생계 문제에 봉착했다.

사회적 거리두기는 바이러스 확산 방지를 위해 필요하지만, 그에 따른 생업의 지장으로 초래되는 경제의 문제가 발생한다. 특히, 자영업자 비중이 높은 우리 사회의 경우에는 다른 나라보다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 정부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원 정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장기화하고 있는 바이러스로 인해 언 발에 오줌 누기식일 수밖에 없다.

다른 분야도 어렵지만, 코로나19 시대를 경험한 예술계는 더 심각하다. 청주에서 활동하는 예술인 수를 정확히 파악할 수 없지만, 예술인등록 시스템에 등록된 예술인을 1천여 명으로 볼 때 실제 활동하는 예술인은 그보다 많을 것이다. 이 중에는 예술 활동을 통해 수입을 창출하는 전문 예술인도 있을 것이며, 주 수입원을 예술 활동에 기반하지 않는 예술가도 상당수 있을 것이다. 어찌 되었든 지역에서 예술 활동만을 하며 살아가는 일은 어렵다. 대중 인지도가 없는 예술인이 99.9%에 해당하므로, 전문 예술인이라 해도 기획사가 있는 것도 아니고 기획이나 회계를 담당하는 전문가가 있는 것도 아니다.

전업 예술인은 주로 예술단체를 조직하여 활동한다. 단체의 기획사업과 초청 공연을 통해 단체를 운영하고 최저임금에 해당하는 급여를 받는다. 단체 활동을 하지 않는 예술인은 공연 객원 활동과 예술 강사 활동을 통해 수입을 얻는다. 문학이나 시각 분야의 경우는 예술 강사 제도도 없고 초청 공연도 없으므로, 서실이나 화실 같은 학원을 운영하는 경우가 많다. 코로나19 이전에도 어려움이 많았지만, 코로나19 이후는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에 따라 운영의 어려움이 심각해졌다.

또는, 작은 공방이나 카페를 운영하며, 부업을 겸하는 일도 있다. 우리 사회의 경우 자영업자 비율이 높다 보니 치열한 경쟁 사회 구조 속에서 살아남아야 한다. 그러나 예술인의 자존감은 늘, 경쟁에서 뒤처진다.

그러하다면, 예술인들은 어떻게 버텨야 할까. 학교, 행정복지센터, 기관 등의 수업도 중단되고 단체 운영도 어렵고 공연도 없고 가게도 적자이니 예술인들은 어떻게 버텨야 할까. 2020년 코로나19 시대를 버텨온 예술계는 반복되는 2021년을 맞이해야 한다.

예술을 등지고 취직을 한다 한들 어디로 갈 것이며, 적성에는 맞을 것인가. 아이들은 커가고 학비는 늘어나고 등록금에, 결혼에, 집안 행사에 돈 들어갈 일이 태산이다. 다가올 2021년 예술인들은 무엇을 해야 먹고 살 수 있을까. 이런저런 고민을 해봐도 답을 찾을 수 없다.

예술인 지원 제도는 복지 개념을 도입해야 한다고 늘 주장한다. 예술인은 사회에 반드시 필요한 존재이며, 사회적 약자이며, 국가가 나서서 보호해야 할 대상이다. 예술이 밥 먹여 주냐는 속된 말을 따라 예술인 지원 정책에 변화가 없다면, 우리는 각박한 속물 자본주의 사회를 경험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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