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 박세웅 청주시 감사관 주무관

 

청렴한 공직자에 대한 미담보다는 비위 행위에 대한 심판에 더 초점이 맞춰지는 것이 현실이다. 공직자에게만 너무 엄격한 것이 아니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그것은 당연한 것이다.

적어도 청렴에 있어서 공직자는 잘하면 당연한 것이고, 못하면 처분을 받아 마땅하다는 것이다. 청렴하기 위해 뭘 어떻게 해야 하는지 생각을 나눠보고자 한다.

하나, 생각하라.

청렴이라는 단어의 반대말은 무엇일까? 조심스럽게 부패라고 해보겠다. 단어의 무게를 생각했을 때 청렴은 친숙하지만 부패가 어려운 말임은 확실하다. 그럼 우린 부패하지 않기 위해 무엇을 생각해야 할까? 사소한 부분들도 늘 일상처럼 생각해야 한다. 업무로 시작해 모임으로 끝나는 하루에 청렴이라는 조건을 달아보는 것이다. 업무를 수행하면서 관련 규정에 맞게 처리하는 것인지, 업무 방향이 사익을 추구하진 않는지, 근무시간 내 복무규정을 지키고 있는지, 술 한잔할 모임에 차는 두고 갔는지 등 사소한 것들을 되짚어보는 것이다. 이는 한 번의 실수가 최악의 결과를 초래한다는 위기의식을 가져다줄 것이다.

둘, 물어보라.

청렴, 친숙하지만 분야별로 따져보면 마냥 쉬운 일은 아니다. 모든 일을 규정을 준수해 처리해야 하는 공직자인 만큼 수많은 규정을 다 알고 지켜내기는 쉽지 않다. 그렇다고 모든 규정을 각자 공부해 숙지하고 행동에 옮기기가 쉬운 일도 아니다. 간단한 해결 방법은 애매한 부분을 담당자에게 물어보는 것이다. 공직자 재산 변동 신고를 예로 들어보자. 재산 등록 대상자가 당연히 해야 할 일이지만 신고 대상 범위, 신고 재산의 종류, 소득에 대한 증빙서류, 고지 거부 기준 등 자세히 들여다보면 머리가 지끈 할 것이다. 이런 부분을 해결하기 위해 우리 조직은 면밀한 검토를 거쳐 담당자에게 모든 시정업무를 분장해뒀다.

셋, 실천하라.

매 순간 생각하고 애매한 것을 물어봤다면 이제는 실천하자.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하지만 스스로 하기 힘든 일을 이루기 위해 우리에겐 조직이 있다. 그리고 우리는 이미 조금씩, 하나씩 이뤄가고 있는 중이다. 매년 직원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한 청렴시책이 발굴되고, 이에 발맞춰 직원들이 청렴 구호를 외치고, 각자 모니터에 기발한 청렴문구를 붙이고 매일 아침 내부 전산망에 업데이트되는 청렴학습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이미 이런 사소한 부분들이 우리에게 변화를 가져다주고 있다.

늘 생각하는 습관을 가지고, 물어보고, 함께 실천하자. 작은 변화로 쌓은 우리의 돌멩이들이 언젠가는 비바람에도 무너지지 않는 단단한 돌탑이 될 것이다. 훗날 역사책 한 페이지에 21세기 초반부터 시작된 변화가 청렴한 공직사회를 구현했다고 쓰이길 바라며 우리에게 다시 물어본다.

오늘도 청렴하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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