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준
청주 나비솔한방병원 원장

[충청매일] 지난 시간에 국소부위의 부종을 어떻게 해결하는지를 급성기와 만성기로 나누어 설명을 드렸습니다. 글 말미에 산후 과도한 땀과 손발의 저림을 호소하는 경우를 설명드렸는데요, 오늘은 좀 더 자세한 이야기를 나누어 보겠습니다.

일반적으로 산후에 호소하는 증상들은 격렬한 급성염증기의 증상들 보다는 완고하고 오래 지속되는 만성염증기의 증상인 경우가 많습니다. 이전 시간에 설명드린데로 만성염증기의 증상은 격렬한 통증보다는 완만하고 완고한 통증인 경우가 많습니다. 급성염증기와 달리 혈액이 많이 몰려서 압력이 높아지기보다는 오히려 혈액순환이 저하되고, 이로 인해 혈관이나 조직주변에 염증물질과 조직액이 늘어나게 됩니다. 조직액은 세포와 혈관밖에 존재하는 수분으로 설명드릴수가 있는데요, 이 조직액이 늘어나게 되면 국소부위에 수분이 늘어난 것과 같은 현상이 나타나게 되어 부종, 무거움, 압력상승으로 인한 통증, 늘어난 수분이 혈관을 압박하여 혈관이 수축됨으로써 발생하는 시림, 저림 등과 같은 현상들이 나타나게 됩니다. 또한 이런 비정상적인 수분이 어느 부위에 생기느냐에 따라서도 다양한 증상이 나타나게 됩니다.   

산후에 과도한 땀을 호소하며 손발의 저림을 호소하는 증상은 이러한 비정상적인 수분이 체표, 즉 피부와 사지말단으로 과도하게 증가하면서 발생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우리 몸은 항상 일정한 상태를 유지하고자 노력합니다. 국소부위에 수분으로 인한 압력증가가 나타나게 되면 이 압력을 덜어내기 위한 노력을 하게 됩니다. 피부와 사지말단에 수분이 증가하게 되었을 때 수분을 덜어내는 가장 빠른 방법이 무엇일까요? 바로 땀이죠. 땀을 흘리게 되면 조금이라도 압력을 덜게됨으로써 통증을 줄이게 될 수 있는 것이죠. 출산 직후에 따듯한 미역국 한 그릇 먹고, 따듯한 온돌방에서 살짝 땀을 흘리면서 쉬면 몸이 가벼워지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때문인 것이죠.

그러나 이런 상황이 만성적으로 반복이 되면 땀으로 배출되는 수분의 양보다 정체되는 양이 더욱 많아지게 되고, 정체된 수분은 혈관을 더 압박하게 됨으로써, 혈액순환을 더 방해하고, 결과적으로 수분이 더욱 정체되는 악순환에 빠지게 되는 것이죠. 이때는 과도하게 땀을 흘리게 되면 오히려 몸이 더 무겁고 무기력해지는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이 때 사용할 수 있는 한약이 바로 황기입니다. 황기는 여름철 대표적인 보양식인 삼계탕에도 들어가는 유명한 약재이죠. 삼계탕만 떠올려도 한 여름 뙤약볕에 지치고, 땀이 줄줄 흐르는 상황이 떠오르실 겁니다. 황기는 “익기고표(益氣固表)”의 효능이 있다고 합니다. 즉 기를 보충하고, 표(피부, 체표)를 단단하게 하여 땀으로 빠져나가는 현상을 완화시켜 주는 것이죠. 황기는 또한 사지말단 및 피부쪽으로의 순환을 촉진시켜 증가된 수분으로 인한 압력을 효과적으로 혈관으로 흡수하여 소변을 통해 체외로 배출시키는 역할을 함으로써 통증 및 저림, 시림 증상을 완화시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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