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미근 충북 옥천소방서 대응구조구급과장

 

충북 소방본부 119신고 통계 자료에 따르면 2020년 10월 말 기준 충북에서 119신고를 받고 현장으로 소방차량이 출동한 건수는 12만1천865건으로, 이는 하루 평균 약 400건의 화재·구조·구급 등 각종 재난 현장으로 소방차량이 거친 사이렌 소리를 내며 도로 위를 달리고 있다는 말이다.

소방관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늘 1분 1초의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하지만 차량이 많은 도심에서는 차가 밀리는 경우가 많으며, 주택가 인근 도로는 불법 주·정차로 인해 긴급구조 상황에서 현장출동이 지연되는 상황이 종종 발생하곤 한다.

만약 우리 집에 화재가 발생하여 출동하는 소방차라면? 우리 가족을 이송하기 위해 출동하는 구급차라면? 자신의 차량 뒤에서 출동하는 소방차, 그리고 우리 집 주변의 불법 주·정차에 대해 무관심할 수 있을까?

영국 작가인 제임스 버크(James Burke)는 사소한 사건 하나가 도미노처럼 연결돼점점 증폭되면서 세상을 움직일 수 있는 역사적 사건을 만드는 것을‘핀볼 효과(The Pinball Effect)’라고 정의했다.

‘내 일도 아닌데’라는 이기적인 무관심으로 인해 발생 되는 소방차의 현장출동 지연은 나의 가족과 이웃의 소중한 생명과 재산을 지킬 수 있는 골든 타임(Golden Time)을 놓치게 되고, 이로 인해 어쩌면 우리가 예측하지 못한 심각한 재난 상황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우리는 사이렌을 울리며 달리는 소방차를 보게 된다면 ‘다른 사람들이 양보하겠지?’가 아닌‘나부터 양보해야지’라는 생각을 가지고 작은 것부터 실천하려는 관심이 필요하다. 그 실천 방법으로 ‘소방차 길 터주기’와 ‘주·정차 금지 구역 지키기’가 있다.

그럼 올바른 소방차 길 터주기 방법에 대해 알아보자 !

첫째, 출동하는 소방차량에 대한 길 터주기 양보 운전 요령으로 교차로나 교차로 부근에서는 교차로를 피해 도로 우측 가장자리로 붙어서 일시 정지한다.

둘째, 1차선 도로에서는 오른쪽 가장자리로 이동하여 최대한 진로를 양보해 저속으로 주행하거나 필요에 따라서는 일시 정지한다.

셋째, 2차선 일반도로에서는 소방차량이 1차로로 신속히 움직일 수 있도록 일반 차량은 모두 2차로로 이동하여 운행하며, 3차선 이상 도로인 경우 소방차가 2차로로 갈 수 있도록 양보 운전을 해야 한다.

넷째, 보행자의 경우 횡단보도에서 소방차가 오고 있다면 초록불이더라도 잠시 횡단보도 앞에서 멈춰 기다려야 한다.

마지막으로, 소방차량의 원활한 출동을 위해 주·정차 금지 구역에 차량을 주차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하며, 골목길 등에 부득이하게 잠시 정차 할 경우에는 소방차가 통과 할 수 있는 충분한 공간을 확보해야 할 것이다.

나의 가족뿐 아니라 이웃의 생명까지 살리는 기적의 골든 타임(Golden Time)을 위해 나의 작은 실천이 가져올 ‘핀볼 효과(The Pinball Effect)’를 생각하며 우리 모두 소방차 길 터주기와 주·정차 금지 구역 지키기에 적극적으로 동참해 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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