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청주우편집중국장
수필가

[충청매일] 어느 디자이너가 바로 아들이야기로 이 녀석이 미국에서 패션디자이너로 활동하고 있어 그전엔 전혀 관심 없었던 패션디자인이란 단어에 익숙해진지 오래됐다. 패션 디자이너는 직물 가죽 등 다양한 소재를 이용해 우리가 입을 수 있는 옷을 디자인하는 사람을 말한다. 패션디자이너는 국내외의 패션흐름을 분석하고 시장조사를 하여 계절에 맞는 상품을 기획하여야하므로 기본적으로 창의성이 있어야하고 시류감각이 있어야한다고 본다.

자식은 대부분 부모의 유전자를 물려받아 부모가 간 길을 따라가는 경우가 많은데 전혀 다른 길을 가고 있어 처음엔 당황하기도 했고 고민도 깊었다.

아들이 고등학교 진학 후 필자는 직장관계로 멀리 떨어져 생활하던 중 어느 날 아내를 통해 아들 진로문제를 전해 듣고 큰 충격을 받았다. 패션에는 전혀 문외한이었지만 그 세계는 매우 험난하고 어렵다고만 어렴풋이 알고 있던 터라 당혹스럽고 반대하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그러나 우연인지 필연인지 객지서 혼자 몇 날을 걱정하고 고민하던 중  당시 모 중앙지에 패션에 대한 글이 여러 번 게재되어 관심을 갖고 읽어보고 판단에 도움을 받았다. 그 길을 가려면 학교보충수업을 안하고 학원에 가야하는 터라 학부모 면담이 필요하다고 하여 학교에 가 정중히 요청했다.

그런데 고3 여름방학 때 또 한 번 문제가 발생했다. 방학기간 동안 서울 가서 학원을 다니고 온단다.

필자는 짧은 기간 동안 다른 사람한데 배우게 되면 오히려 혼란만 생길 것이란 판단이었고 아들 녀석은 서울 유명학원에서 배우는 게 실력이 오른다고 하여 갈등이 생겼다. 필자의 판단을 관철시킬 요량으로 다니는 학원원장하고 사전 모의하여 잘 설득하여 단념시켜달라고 부탁을 했다. 면담하는 날 학원 간다기에 속으로 웃으며 원장님 말씀 잘 듣고 오라며 보냈다. 그러나 몇 시간이 지나도 원장한데 아무런 연락이 없어 조바심이 나기 시작했는데 한참 지나서 원장이 하는 말이 ‘보내야겠어요’여서 또 한 번 앞이 캄캄했다. 그 정도로 완강하니 하는 수없이 서울 어느 학원이며 숙식은 어떻게 할 거냐고 물으니 숙식은 작은아버지 댁에서 한다고 한다.

작은아버지는 외교관이라 외국생활이 많아 자주 접촉이 없어 편안하지 않을 것 같은데도 자기 목적달성을 위해선 웬만한 어려움과 불편은 인내하려는 열정이 대단하단 생각을 했다.

그러한 노력과 우여곡절 끝에 원하는 대학 들어가 졸업하고 국내서 취업해 다니다 어느 날 미국으로 홀연히 떠난 지 5년이 지났다.

혼자 스스로 길을 찾아 행동하기에  필자로선 전혀 무지의 세계라 불안하기도 하고 걱정도 되지만 한편으론 자기가 하고 싶은 일 하고 홀로 개척해 나가는 모습이 대견하단 생각을 하고 마음속으로만 응원과 기도를 하고 있다. 머나먼 타국에서 말하지 않고 있는 어려움과 고생도 많겠지만 자기가 하고 싶고 좋아서 하는 일을 패션의 본거지에서 마음껏 발휘해 보는 것도 멋진 인생이란 생각을 하고 있다. 힘내라 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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