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병영
충북도립대학교 총장

 

[충청매일] 지난 7월 23일 대학교육연구소가 ‘대학위기 극복을 위한 지방대학 육성방안’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4년 후인 2024년에는 신입생 충원율 95% 이상이 되는 곳은 하나도 없으며, 지방대학 3곳 중 1곳은 70% 미만에 해당된다는 결과가 나왔다. 뿐만 아니라 신입생 절반도 못 채우는 대학은 10개 대학 중 1곳이라고 예측했다. 이러한 현상은 더욱 심해질 것이라는 연구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2037년 신입생 정원의 70%를 채우지 못하는 지방대학이 209곳, 즉 전체 대학의 83.9%까지 증가할 것으로 조사됐다. 신입생 충원율이 절반에 못 미치는 50% 미만인 지방대학들도 84곳, 전체의 33.7%에 이를 것으로 조사됐다.

위 보고서는 지방대학 위기의 가장 큰 원인을 학령인구 감소로 꼽았다.

이처럼 충북지역은 청년층 인구가 계속 유출되고 있다. 지리적 특성상 수도권과 매우 가까워 대학에 진학하는 10대에서 20대 사이 학령인구가 계속해서 빠져나가고 있는 악순환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학령인구 유출로 인한 신입생 등록률 감소로 대학은 재정난에 시달릴 것으로 보고 있다. 신입생 등록률 하락에 따른 수입의 감소는 또다시 소극적인 교육투자로 이어져, 교육의 질이나 학생복지서비스 등이 하락될 것이다. 일각에선 이러한 악순환을 ‘죽음의 늪’으로 표현하기도 한다.

우리 충북도립대도 학령인구 감소라는 시대변화에 맞춰 대학의 생존방안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 충북지역 유일의 공립전문대학으로서 우리대학이 명문대학으로 거듭나는 방법은 지역과의 상생이 답일 것이다. 대학이 단순히 학생을 육성하는 기관이 아니라 지역을 기반으로 혁신지향이라는 핵심가치를 설정함으로써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대학실현의 필요성이 점차 부각되고 있는 등 결국엔 대학이 살 길은 지역과 상생발전이기 때문이다.

학령인구 감소는 지방인구소멸로 이어진다. 이는 단순히 대학의 위기를 넘어 지역의 위기와 직결되는 것이다. 앞서 말한 보고서와 마찬가지로 미래학자 토마스 프레이 역시 ‘2030년이면 대학의 절반이 사라질 것’이라고 예측하기도 했다. 이 흐름대로 간다면 지역에 자리 잡은 대학의 위기는 지역사회마저 위태롭게 만들 것으로 전망된다. 죽음의 늪이라는 현실 속에서 지역도 대학과의 상생을 꾀하여야 할 것이다. 지역의 발전은 지역사회와 공공기관, 그리고 지역대학 이들 세 기관의 긴밀한 협조 없이 이뤄질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 충북도립대는 대학과 지역이 함께 발전하는 선순환 구조 구축을 통해 대학의 설립목적을 구현하고, 지역의 싱크탱크 및 커뮤니티센터로써의 역할을 강화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선 충북도와 옥천지역을 비롯한 11개 시·군의 적극적인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다. 실제로 지방대학 및 지역균형인재 육성에 관한 법률 제3조에는 ‘대학이 소재한 자치단체는 재정적 지원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대학, 그리고 지방인구소멸의 위기를 맞아 쓰나미처럼 다가오는 이 상황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전진과 도전이 요구된다. 우리 대학도 스스로 환골탈태해 지역사회와 협업상생으로 혁신을 이뤄낼 것이다. 아울러 지역사회와 공공기관이 대학을 동반자로 생각해 ‘죽음의 늪’이라는 어려움을 함께 극복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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