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피지기(知彼知己)는 싸움의 알파요, 오메가다. 국가간의 문제에서는 무엇보다도 실질적인 힘의 논리로 승패가 가려진다.

최근 일본의 역사교과서 왜곡에 대해 벌어지는 국내 상황은 가히 범국민적 반일 분위기다.

정부는 강력한 대응이라는 표현을 쓰고, 국회는 초당적 대처를 하겠다고 나섰다.

도내 각 자치단체에서는 앞다투어 일본과의 교류 사안을 취소 내지 재검토하면서 일본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적극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 우리가 보이는 행동들이 과연 역사왜곡을 바로잡을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고 총력대응인가라는 점에서는 재고해 볼 여지가 있다. 이럴 때일수록 정치적 수준의 협상과는 별도로 한·일 교류의 문을 더욱 확대해 일본인으로 하여금 한·일 관계사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기회를 주면서 동시에 우리의 실익을 추구해야한다. 단순히 감정의 연장선상에서 분노하거나 집단주의 논리에 의해 대응하는 것은 우리에게 득보다는 실이 될 것이 분명하다. 그로부터 우리가 치러야하는 대가가 너무 크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이 사안에 대한 우리 정치권의 태도를 판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역사 교과서 왜곡이 여론이 되어 왔고 교과서 문제도 예상되었던 것인데 갑자기 정부 차원에서 반일감정을 선동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는 것이 과연 세련된 정치인가.

지피지기의 국제 정치인지 혹시 이것이 국내 정치용은 아닌가를 우리는 짚어볼 필요가 있다. 반일은 결코 극일이 아니다. 지금은 긴 안목에서 합리적이고 현명하게 극일도 고민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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