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 주미옥 청주 상당보건소 주무관

 

지난 8월 마지막 주에 코로나19 확진자가 무섭게 증가하기 시작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2단계로 격상되고 집단감염이 꼬리에 꼬리를 물며 전국적으로 계속해서 코로나 확진자가 속출하고 있다. 확진자 증가와 그에 따른 n차 감염 접촉자들로 각 보건소 선별 진료소의 검사 인원은 갑자기 늘기 시작했다.

코로나 대응에 맞서 선별 진료를 하는 보건소의 업무도 더욱더 분주해지기 시작했다.

선별 진료소에 긴급히 투입된 나는 근무 전날부터 너무 긴장됐다. 방호복을 입으면 화장실 가는 문제부터, 또 더위와의 사투, 탈진, 여러 가지 응급사항에 대한 걱정으로 초조해하며 출근했다.

마스크를 쓰고 선별 진료소를 향해 조금 걸었을 뿐인데도 30도가 넘는 더위에 숨이 턱턱 막혀왔다. 일을 시작하기 전에 방호복으로 갈아입자마자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 땀이 흐르기 시작했다. 손에 두 겹으로 낀 장갑은 손의 움직임을 더디게 하고 순환을 방해해 점점 손이 부풀어 오르는 느낌이 들게 했고 N95 마스크 역시 숨을 내뱉기도 힘들고 어지럽게 만들었다. 물 한 모금이 간절했지만 화장실 문제와 또 자릴 비우면 검사가 지연될 걱정에 물을 머금고 뱉기만 반복할 뿐이었다.

더위와 검체 채취 업무, 그리고 이 모든 상황이 낯설고 결과에 초조함을 느끼는 민원인들을 응대하는 동안 누가 머리를 수십 번 친 것처럼 핑 돌기를 반복했다. 입은 바짝바짝 마르고 몸에서는 젖은 수건을 짜는 것 같이 땀이 비 오듯이 흘렀다. 말 한마디를 할 때마다 뜨거운 입김은 더욱더 열이 오르게 만들었다. 몇 번이나 주저앉아 쉬고 싶었지만 그럴 때마다 민원인들이 “너무 덥죠? 얼굴이 빨갛네. 정말 죄송하고 고생이 많아요.”라고 말해줘 방호복을 입고 있는 동안의 힘듦도 조금은 사그라졌다.

지금은 모두가 코로나의 재유행에 우울하고 힘든 시기이다. 확진자는 연일 세 자릿수를 기록하고 있고 매스컴에선 연일 속보라며 코로나 뉴스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장기간 지속되는 코로나에도 지치지 않고 청주시민의 건강을 위해 최전방에서 코로나와 당당히 싸우고 있는 청주시 보건소가 있고 또 불철주야 애쓰고 있는 청주시 공무원들이 있다. 시민들이 철저하게 개인 방역 수칙과 사회적 거리두기를 더욱 준수해 준다면 방호복 속 우리의 수많은 땀과 노력이 헛되지 않을 날이 빠른 시일 내 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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