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청주예총 부회장

[충청매일] 출발 전날은 영동의 시골집 수리 때문에 자정이 돼서야 겨우 눈을 붙일 수 있었다. ‘깜빡’자고 눈을 떠보니 새벽 4시25분! ‘아차!’하며 허둥지둥 서둘러 운전하여 6시까지 가까스로 ‘청주 A웨딩홀 주차장’에 도착하였다. 지난주 ‘산울림시낭송회’ 주최, ‘안동문화기행’에 이와 같은 어려움 속에 참가하였다.

 박태언 회장과 성순님 총무가 ‘안동한지(安東韓紙)’ 이영걸 회장과 ‘평화통일’ 강순성 회장과의 두터운 신뢰와 교분을 바탕으로 어렵게 성사된 행사다.

이번 행사를 통하여 ‘안동한지’의 이(李) 회장과 같이 훌륭한 인물을 만난 것은 큰 행운이었다. 그는 우리나라 종이문화의 계승과 발전 및 세계화에 기여한 공으로, ‘대한민국 닥종이 명인’으로 선정된 인물이다. ‘피와 땀과 눈물’로 점철된 40여 년 세월이 결실하여! G20정상회의장에 ‘안동한지’ 3천여 장을 공급하여 세계화에 발판을 마련하였고, 엘리자베스여왕이 그의 공장을 친히 방문함으로써, 명실상부한 ‘세계제일 안동한지’로 거듭나게 되었다. 한지(韓紙)가 재평가 받고 있다. 한지(韓紙)로 만든 옷은 가볍고 땀이 흡수가 잘되며, 건축 재료는 먼지를 빨아들임으로써 공기를 맑게 하여, 불면증 치유 등으로 각광받고 있다.

이 회장은 겸손하고 소탈한 그의 인간적 품격에 고개가 숙여졌다. 만나는 사람마다 정성을 다하는 자세! 이 시대에 표상이자, 존경의 대상이었다.

‘이육사 문학 기념관’에서, 이육사의 딸 이옥비(李玉非: 80세)여사를 친견할 수 있었다. 예쁜 얼굴에 수줍음이 많은 것 같았다. ‘광야’, ‘청포도’ 등을 낭송하는 기회도 가졌다.

숙소인 ‘한옥체험마을’에선 우리들이 취사한 저녁식사에 이 회장, 이옥비 여사와 친구인 이미경 여사도 함께하여 분위기가 화기애애하였다.

이튿날은 ‘탁청정(濯淸亭) 종가(宗家) 고택(古宅)’을 방문하고 보니, 어제 저녁 함께했던 ‘이미경  여사’가 있었다. 훤칠한 키에 얼굴이 매우 맑아 호감이 가는 인상이었다. 칸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에 빛나는 ‘밀양’, 이창동 감독의 누님이란다. 20년 전 서울에서 이곳으로 이사 올 당시에는 폐허가 될 지경이었다. 미적인 안목이 높은 그녀의 정성으로 이렇게 훌륭한 한옥으로 재탄생한 것이다. 하회마을은 그냥 관광지 느낌이라서 약간은 실망했으나, 이곳은 정겨운 사람의 냄새가 나서 정말 좋았다. 그동안 본 한옥마을 중 최고라 할만하다.

이 회장과 이옥비, 이미경은 금년 80세 동갑나기들이며, 퇴계 이황(李滉)의 진성이씨(眞城李氏) 동본(同本)이란다. ‘이옥비쭻이미경쭻이 회장’ 순으로 태어났으니, 이들은 ‘진성이씨 삼남매’인 셈이다.

이들은 수시로 만나 정담을 나눈다. 마음이 답답할 때면, 이회장 자가용으로 동해안 드라이브를도 한다. 이들을 ‘안동의 삼선우(三善友)’라고 칭한다.

인생도처유상수(人生到處有上手)’라! 여행을 하다보면 이렇게 훌륭한 사람들을 만나는 행운이 있다. 그런 행운을 찾아 우리는 여행을 떠난다.

‘아름다운 우정, 즐거운 만남, 행복한 인생’ 안동의 삼선우! 이들은 우리의 귀감이자 모델이었다. 우리의 인생행로에는 이런 우정과 만남이 있어야 한다.

‘안동의 삼선우’여! “육신의 세월 누구도 이길 수 없다. 그러나 영혼만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할 수 있으니!  영원한 아름다운 우정으로, 육신의 세월을 극복하는 영혼을 가지고, 시공을 초월하여, 더 멀리 더 높이, 여행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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