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시랑 청주오창호수도서관 사서]8월은 여행의 계절이다. 하지만 올해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 바이러스의 발현으로 해외로 가는 바닷길, 항공로가 여의치 않은 형편이다. 이러한 상황속에서 해외 여행을 간접적으로나마 체험하는 것 중 하나는 여행 이야기를 읽는 것이다. 물론 유튜브나 동영상으로 시각적인 경험을 할 수 있겠지만, 순간의 재미만 있을 뿐이다. 하지만 책을 통해 여행 이야기를 읽는다면, 저자와의 호흡을 통해 독자의 기억 속에 오래 남을 수 있고, 느끼는 점도 많다. 그것이 책이 가진 힘일 것이다.

지금 소개 하려는 여행 책은 우리 지역 출신인 강대식 작가의 ‘차마고도에서 인생을 만나다’이다.

차마고도(茶馬古道)는 중국의 차와 티베트의 말을 교환하기 위해 개통된 동아시아와 남아시아의 주요 교역로다. 이 길은 실크로드보다 200여년이나 앞선 기원전 2세기 이전부터 존재했다. 차마고도는 유비의 촉나라 도읍지인 청두(성도)에서부터 시작해 서쪽으로는 티벳의 성스런 도시 라싸, 남쪽으로 운남성의 주도인 쿤밍에 이르기까지의 약 5천km 여정이다. 이 지역은 평균 해발고도가 4천m 이상이며, 눈에 덮힌 5천m이상의 설산들과 곁에 흐르는 여러 지류의 강이 수천km의 협곡을 이루고 있어 2003년 유네스코에 의해 세계 자연유산으로 등재됐다. 우리에게는 ‘차마고도’라는 다큐멘터리로 많이 알려졌다.

작가는 차마고도의 다양한 교역로 중 청두-실루하이~쿤밍까지 4천km를 17일에 걸쳐 여행했으며, 각 방문지의 여정을 시간대로 서술했다. 작가는 또한 사진 작가이기도 해서 차마고도에서 마주친 아름답고 장대한 풍경을 책 속에 풀컬러 도판으로 남겼다. 또한 여행 이야기에 빠뜨릴 수 없는 여행지의 음식 이야기와 여정 중에 마주친 사람 사는 이야기도 흥미진진하다.

장미의 이름으로 유명한 작가 움베르토 에코는 ‘세상의 바보들에게 웃으면서 화내는 방법’이라는 에세이에서 이런 말을 했다. “여행의 길에서 여행 이야기를 읽는 것은 강렬한 경험이다.” 막바지 휴가철이 다가오는 이 때, 여행 가방 속에 여행 이야기책 한 권 넣어가서 따스한 햇살 아래 펼쳐본다면 더욱 정취 있는 휴가가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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